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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컨테이너겟돈’ 막아라…미국 ‘90일간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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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물류대란 초비상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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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만 80척 대기
바이든 “LA항 24시간 운영”

영국 최대 항만 펠릭스토항
대란 최대 9개월 지속 전망
일각 ‘공황구매’ 가능성 제기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아마겟돈의 합성어)을 막아라!”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미국의 전통적인 쇼핑철을 앞두고 서부 항만의 컨테이너 하역 정체 등으로 인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소비재 배달 및 공급이 정체돼 매장 진열대가 텅텅 비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로 까먹은 지지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포착된 ‘항만대란’은 유럽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사진)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항만 운영사와 노동조합, 유통·물류·가전업체 대표들과 화상회의를 한 후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항을 24시간 운영체제로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롱비치항은 이미 3주 전부터 부분적으로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LA항과 롱비치항은 미국 수입 물류의 40%를 담당한다. 이곳에는 컨테이너 수십만개가 쌓여 있을 정도로 극심한 물류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겟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수요가 폭증해 컨테이너 하역 물량이 쇄도한 데다 하역 및 운반 작업에 동원될 트럭 운전기사, 창고인력 부족이 겹쳤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항만당국에 따르면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컨테이너선 80여척이 하역 작업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소 3주를 대기해야 순서가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홈디포, 타깃, 물류·배송업체인 페덱스와 UPS, 가전업체인 삼성전자 등도 운영시간을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고위 당국자는 물류대란 해소 대책을 ‘90일간의 총력전’이라고 불렀다. 선물용 소비재 소비가 집중되는 연말연초까지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민간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도록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컨테이너 하역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항구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을 연방정부 토지에 임시로 수용하거나 부족한 물류인력을 채우기 위해 군병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항만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BBC와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은 이날 운송 노동자 부족으로 영국 최대 항만인 펠릭스토항에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해 배송이 1주일까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컨테이너 수출입의 36%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항만에는 현재 컨테이너 5만개가 쌓여 있다.

항만대란의 주원인으론 트럭 운전사 부족 문제가 지목된다. 컨테이너를 항구에서 옮기고 빈 컨테이너를 도로 가져다줄 트럭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운송업계는 이민법 강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외국인 노동력이 빠져나간 여파로 연료와 식료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 같은 문제가 항만 운송까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항만당국은 펠릭스토항의 대란이 6~9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 영국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난감이나 전자제품, 자전거, 가정용품 등이 이곳을 통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물품의 배송이 막히면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장만하기 어려워지고, 가격도 오를 수 있다. 일각에선 주유대란처럼 소비자들이 ‘공황 구매’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했다.

영국 정부는 지나친 위기론을 경계하고 있다. 올리버 다우든 보수당 의장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평소처럼 물건을 사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박용하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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