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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쿠데타 당일 대통령 하야 협박…'차라리 죽겠다'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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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 민 前 미얀마 대통령 재판서 첫 공개…'합법적 권력이양' 군부 주장과 배치

연합뉴스

아웅산 수치(맨 왼쪽) 국가고문과 윈 민(가운데)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한 모습. 2021.5.24 [MRTV/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 가택 연금 중인 미얀마의 윈 민 전(前) 대통령이 쿠데타 당일 군부가 자신에게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지금까지 쿠데타는 없었으며, 권력은 합법적으로 대통령 대행에 의해 군부에 이양됐다는 군부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외신은 12일 변호인단의 전언을 인용, 윈 민 전 대통령이 전날 선동죄 재판이 열린 수도 네피도의 특별법정에 출석, 쿠데타 당일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당일 상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윈 민 전 대통령에 따르면 쿠데타 당일인 2월1일 오전 고위 군 장교 2명이 네피도의 대통령 관저로 들어와 자신에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자리에서 물러나달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은 건강하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언론에 "그들은 제안을 거절하면 커다란 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윈 민 전 대통령은 제안에 동의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윈 민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증인으로 직접 나섰다.

군부 표적이 될 것을 두려워해 아무도 증인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재판부에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들은 모두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쿠데타 당시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억류돼 있었기 때문에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에 의해 발표된 군부 비판 성명은 설사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해도 자신이 모르는 채 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데타 당일 NLD가 발표한 성명은 군부를 비판하고 쿠데타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으며, 여기에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수치 고문 역시 쿠데타 당일부터 군부에 의해 모처에서 가택 연금된 상태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로 인해 미얀마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핑계를 들어 권력을 찬탈했다.

이 과정에서 윈 민 대통령이 구금되면서 군 출신인 민 쉐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 자격으로 쿠데타 당일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부가 권력을 넘겨받았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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