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효민 수석부사장·이근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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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유전자 치료제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진에딧은 수많은 유전자 치료제를 가능하게 만들 플랫폼을 꿈꿉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진에딧(GenEdit·대표 이근우)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꿈꾸는 한국계 바이오텍 스타트업이다. 진에딧은 mRNA와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만드는 유전자 치료에 주목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의 근간인 mRNA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화이자를 통해 이미 백신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는 유전자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합성하고 mRNA에 실어 인체 세포에 전달만 제대로 된다면 암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개발에는 큰 난관이 있다. mRNA를 전달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쉽지 않다. 재조합 바이러스(바이러스 벡터)는 전달 효율 성능이 뛰어나지만 면역 반응이 크다 보니 안정성이 낮다는 평가다.
진에딧이 바이러스 벡터 대신 고분자화합물인 폴리머 기반 나노파티클에 주목하고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이근우 진에딧 대표는 "나노파티클이 특정 세포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이해하고 특정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면서 "폴리머는 안정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진에딧이 보유한 특허는 10건에 달한다.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 전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진에딧이 그리는 미래의 그림은 단순한 제약사를 넘어선 제약 플랫폼이다. 현재 진에딧은 5만건에 달하는 나노파티클 정보를 데이터로 구축한 상태다. 이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를 원하는 부위에 직접 전달하는 독점적인 플랫폼인 나노갤럭시(NanoGalaxy)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성과도 냈다. 진에딧은 폴리머 나노 입자를 원숭이의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을 통해 mRNA를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바이오 학회인 타이즈(TIDES) 2021에서 공개한 바 있다.
바이오텍 스타트업인 진에딧은 UC버클리 생명공학과 박사 출신의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2016년 공동 설립했다. 이 대표는 KAIST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교수의 꿈을 안고 UC버클리 생명공학과 석·박사 과정에 입학했다. UC버클리 인근 샌프란시스코는 바이오텍 회사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고 유행했을 정도로 바이오·제약의 허브로 부상한 곳이다. 벤처투자자 밥 스와슨과 US샌프란시스코의 허버트 보이어 교수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갖고 제넨텍을 설립해 대박을 친 곳도 이곳이다. 스탠퍼드대, UC버클리, UC샌프란시스코 등 명문대들이 바이오 창업 붐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UC버클리에서 연구를 하던 중 유전자 치료제가 곧 미래가 될 것을 직감하기 시작했다. 박사 과정에서 생체 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전달 기술을 개발했고 네이처 연구지 등에 유전자 치료제 전달 방법에 대한 논문을 잇따라 실으면서 학계에 입소문이 났다.
이어 2015년 유전자학계의 대부로 꼽히는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 화학과 교수, 펑장 MIT 교수 등으로부터 박사후연구원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는 교수의 꿈을 접고 창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UC버클리 동창인 박효민 수석부사장과 의기투합했고 곧 설립한 것이 바이오텍 진에딧이다.
진에딧은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톱 벤처캐피털(VC)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전달 방법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페이팔, 야후, 엔비디아, 유튜브,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한 글로벌 최대 VC인 세쿼이아캐피털에서 시드 투자를 한 것은 벤처캐피털 업계에 유명한 일화다. 이러한 기술력에 진에딧은 올 들어 2600만달러(약 305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리즈A 라운드는 KTB네트워크,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리드했고 세계적인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데일리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 대표적인 VC들이 투자에 합류했다. 또 종전 주주인 DCVC바이오, SK홀딩스, 보우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 등도 후속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진에딧은 투자금으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디스 테라퓨틱스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애런 미셸 CFO, 생명공학 회사인 프리라인 테라퓨틱스에서 임상시험을 주도한 로무 코르보 최고경영전략책임자(CSO), 제넨텍과 구글 라이프사이언스에서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제니퍼 사이건 신규사업개발총책임자(CBO)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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