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백신 증명에 반대한다' 이탈리아 EU 최초 '그린패스'도입 몸살

이탈리아 로마에서 그린패스 반대 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그랜패스'를 15일부터 모든 일터에서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에서 이를 반대하는 극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로마 포폴로광장에서 9일(현시시간) 그랜패스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를 나치에 비유한 사진을 들고 나온 시위대. EPA=연합뉴스

극우 전체주의를 표방하는 네오파시스트가 주축이 된 1만여명의 시위대 일부는 이날 로마에서 “자유, 자유”를 외치며 폴리스라인을 뚫고 마리오 드라기 총리 사무실로 진입하려 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이탈리아의 노동 총연맹(CGIL) 본부 접근을 시도했다. CGIL은 근로자 대상 그린패스 도입을 찬성해왔다. 경찰은 이를 막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으며,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몇몇 시위대가 체포되기도 했다.

그린패스 반대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하는 이탈리아 시민들. AP=연합뉴스

그린패스 반대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린 패스는 최소 한 번 이상 백신을 맞고,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거나, 최근 바이러스에서 회복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디지털 혹은 종이 증명서다. 앞서 몇몇 유럽 국가들은 문화·레저활동 및 유럽연합(EU) 국가 간 이동을 위해 백신 접종 증명서를 도입했으나, 공공·민간 부문을 포함한 전 노동자에게 패스 소지를 강제한 것은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경찰차를 발로 차는 시위대. EPA=연합뉴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EPA=연합뉴스

그린패스를 미소지한 노동자들은 무임금 정직 처분을 받게 된다. 다만 정당한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이탈리아는 의료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린 패스를 적용 중이다. 이탈리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12세 이상 인구의 약 80%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초기부터 직격탄을 맞았던 이탈리아에서는 13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 그린 패스 제도 확대로 영향을 받게 될 이탈리아 노동자 수는 민간 부문 1470만 명, 공공 부문 3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랜패스 반대 시위대가 넘어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루탄을 발로 차는 시위대. EPA=연합뉴스

스위스 제네바에서도 백신 증명과 백신 접종 반대 시위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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