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영보이가 지난달 옥중에서 발매한 앨범 '진심으로 켄트렐'. 사진 페이스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옥중에서 발매한 음반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래퍼 영보이네버스트로크어게인(NBA, 22)이 이뤄낸 일이다. NBA영보이(이하 영보이)가 지난달 28일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진심을 담아, 켄트렐’이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데뷔했다. 앨범 이름은 자신의 실명(켄트렐 D 골덴)에서 땄다. 8개월째 수감 중인 영보이가 이번에 내놓은 앨범은 체포 전에 녹음해둔 곡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영보이는 14살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름 NBA는 ‘다시는 가난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영보이는 2015년 4월 첫 믹스테이프(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노래)를 발매했다. 정식으로 데뷔한 건 애틀랜틱 레코드와 계약 후 2018년 4월 앨범을 발매하면서다. 업적은 화려하다. 앨범을 내놓을 때마다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유튜브(미국 아티스트)나 애플뮤직(올 장르)에서도 1위를 심심찮게 꿰찼다.
━
1년간 스트리밍 60억회…1000만 구독자
NBA 영보이. 사진 페이스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영보이의 음악이 스트리밍된 횟수는 60억회가 넘는다. 2016년 개설한 그의 유튜브 계정은 구독자가 1000만명 가까이 된다. 특이한 건 영보이가 TV에 출연하거나 그의 노래가 라디오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영보이를 두고 “(세계적인 스타인)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아티스트를 능가한다”며 “스트리밍 시대에 스타덤에 오른 전형”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영보이의 돌풍을 두고 그의 팬덤에 주목했다. 현지 업계에선 그의 팬덤을 BTS ‘아미’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의 팬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벌인 영보이의 석방 촉구 청원 운동은 4만명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고 한다. 영보이의 레이블인 애틀랜틱 레코드의 블랙뮤직 담당 부사장 란레 가바는 “영보이는 힙합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며 “팬들이 그에게 열광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영보이가 없는 영보이의 앨범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팬들과의 소통에 힘입었다. 제작진은 팬들과 소셜미디어(SNS) 그룹 채팅으로 직접 소통하면서 새 앨범을 구상하고 발매 전략을 짰다. 팬들은 영보이가 수년 전 SNS에 흘리듯 공개했던 노래의 비공식 버전들을 소개하고 실제 트랙 리스트를 정하는데 깊이 관여했다고 한다. 영보이 역시 매일 제작진과 15분으로 제한된 통화를 하면서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
매일 15분 전화통화로 앨범 제작
NBA 영보이. 사진 페이스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생활은 복잡하다. 2017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또 다른 총격전에 연루돼 90일간 수감됐다가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마약 복용 및 총기 소지 혐의로 친구들과 함께 체포됐다가 다음 날 바로 석방됐지만, 결국 지난 3월 총기를 불법으로 소지한 혐의로 추격전 끝에 체포돼 수감됐다. 여성 3명과의 사이에 아이 8명을 둔 것으로 알려진다.
그 탓일까. ‘반항’의 아이콘이 된 그에게 유무형의 억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영보이 측은 주장한다. 기업들은 영보이 관련 게시물에 광고를 차단하고, 공권력도 영보이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체포도 영보이를 표적으로 삼아 그의 이름을 본딴 작전 ‘네버프리어게인’에 따라 이뤄졌다고 영보이 변호인단은 주장했다. 영보이의 매니저 베로니카 레이니는 “(팬들의 노력으로 이룬) 1위 행진은 (억압받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영보이의 음반 제작사와 팬들은 또 한 번 뭉쳤다. 영보이의 차트 1위 자리를 위협받자 감옥에 있는 영보이가 전화로 녹음한 음악을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 공개하고, 팬들은 스트리밍 횟수 늘리기에 나섰다. 영보이의 매니저 준니에는 “(팬들은) 영보이를 선택했고,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