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따라 카드사가 고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마이너스 카드론'부터 줄였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론 잔액 증가세도 둔화됐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고객 대다수가 중저신용자인 만큼 카드론 대출을 막을수록 카드론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저소득자들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신한·롯데·우리카드의 마이너스 카드론 잔액은 7140억원으로 7월(7190억원)보다 5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개설 건수도 3500건에서 3200건으로 감소했다. 앞서 마이너스 카드론 잔액은 올 1월 5650억원에서 7월까지 꾸준히 늘어왔다.
마이너스 카드론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약정기간과 일정 한도 내에서 고정금리로 자유롭게 대출받고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통 12개월 약정기간과 5000만원 한도로 운영된다. 일반 카드론은 중도 상환 후 다시 대출을 받으려면 그때마다 재약정을 해야 한다. 대출 횟수가 늘어나면 신용하락 위험을 높인다는 부담이 생긴다. 반면 마이너스 카드론은 수시로 빌리고 갚아도 대출 건수가 약정기간 내 1건으로 잡혀 일반 카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하락 위험이 적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지난해부터 고신용자들은 여유자금을 목적으로 마이너스 카드론 이용을 늘렸다. 고신용자의 마이너스 카드론 수요가 늘자 카드사들도 새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한·롯데·우리카드만 마이너스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는데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 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카드는 이 상품의 최고 이자율을 10%로 제한해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마이너스 카드론의 성장세는 8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하며 한풀 꺾였다. 당국이 시중은행을 포함해 카드, 저축은행, 보험업권까지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자 카드사들은 고신용자가 주로 이용해 온 마이너스 카드론부터 영업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론 이용의 경우 마케팅에 민감해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카드론 잔액도 빨리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묶자 전체 카드론 잔액의 증가세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말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4조6226억원으로 8월(34조5558억원) 동안 668억 늘었다. 마이너스 카드론처럼 잔액이 줄지는 않았지만 7월 한 달 새 늘어난 카드론 잔액(4246억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론 이용을 막을수록 피해 보는 건 저소득자라고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신용자들도 카드론 이용을 늘리고는 있지만, 카드론 이용 고객의 대다수는 중·저신용자"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 카드론으로 생활비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론을 규제하면 결국 이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