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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 '온도·압력 촉각연구' 줄리어스·파타푸티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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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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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줄리어스와 아뎀 파타푸티언. 스웨덴 노벨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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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온도와 압력을 감지하는 피부의 수용체를 발견한 학자 두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줄리어스(66)와 아뎀 파타푸티언(54)을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줄리어스는 1984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뎀 파타푸티언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스크립연구소 연구원이다.

두 학자 연구의 핵심은 우리 몸의 오감 중 하나인 촉각이 ‘수용체’라는, 우리 몸 속의 작은 감지기를 통해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한 것이다. 줄리어스 교수는 1997년 고추의 매운 맛을 만드는 화합물인 캡사이신을 활용해 열에 반응하는 피부의 센서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아뎀 파타푸티언은 2000년대 초반 피부에 전해지는 압력을 느끼는 원리를 알아내는 데 집중했는데, 피부는 물론 내부 장기가 기계적인 자극에 반응할 때 가동되는 수용체를 발견했다. 두 학자가 이 분야에서 경쟁적인 연구를 하면서 10여년간 몸 속 수용체의 비밀이 다수 밝혀졌다.

이들의 연구 이전까지는 열, 압력 등이 우리 피부를 어떤 경로로 자극하는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런 획기적인 발견들은 우리의 신경계가 열과 추위, 기계적 자극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희철 고려대 의대 교수는 “고추의 매운 맛을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기존에는 학계에서 정확히 분석하지 못했다”며 “줄리어스 교수는 이 원리를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증과 온도에 반응하는 수용체를 밝혀내 새로운 약들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또 “파타푸티언 연구원은 피부가 압력을 받았을 때 전기 신호로 바꾸는 수용체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한 핵심 물질인 ‘메신저리보핵산(mRNA)’ 연구를 한 학자들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박병주 서울대 의대 교수는 “노벨상은 발표 1년 전부터 전 세계 전문가 3000여명에게 추천을 받는다”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거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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