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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여파? 美·EU '무역' 손잡았는데 '中견제'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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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미·EU 무역기술위원회 첫 공동성명서 '중국' 표현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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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과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마그레데 베스타거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미국-EU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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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29일(현지시간) 장관급 회의를 열고 글로벌 기술 및 무역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 등 경제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중국 견제에 대해선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이날 미국 피츠버그에서 미·EU 무역기술위원회(TTC) 첫 회의를 열고 경제협력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 측 인사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고, EU에서는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와 마그레데 베스타거, 스타브로스 램브리니디스 주미 EU대사가 참석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미·EU 간 공조를 통해 기술적 주도권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주요 경제 및 기술적 사안에 대해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다음 회의 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양측은 보편적 인권 존중 등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를 강화하고, 기후변화 위기 해결을 위한 각자의 노력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호환 가능한 표준·규정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신기술의 개발·사용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성명은 △반도체 △무역 △AI △수출관리 △투자심사 등 5개를 주요 협력 분야로 분류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에 대응하고자 수급과 생산능력 등 공급망 정보를 교환하고, 비(非)시장 경제가 제기하는 불공정 무역 관행과 무역 왜곡 정책 등 세계 무역 도전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외국인 투자 심사 관련 정보도 공유하고, 민감한 기술 관련 수출통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AI 분야에서는 민주적 가치를 반영하고 보편적인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의 개발과 구현 등의 협력에 합의했다.

TTC는 지난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 당시 반도체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강화와 무역 분쟁 사전 대비 차원에서 설치하기로 합의한 기구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기구로 평가됐다. 미국은 TTC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의 무역 관세 전쟁 등으로 악화한 유럽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유럽 민주주의 진영 주도를 목적으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외신은 이번 공동성명에 '중국'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양측의 협력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EU가 공동성명에서 AI 관련 협력을 설명하며 "권위주의적 정부가 사회를 관리하기 위해 점수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강한 우려를 갖는다"고 표명한 것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빅브라더'를 꿈꾸는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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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시작 전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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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커스'에 뿔난 프랑스, 바이든의 中 견제에 제동"

그러나 닛케이는 "그동안 미국과 EU는 이런 성명을 낼 때 반드시 중국을 언급했었다"면서 공동성명에 '중국'이 빠진 것은 중국 견제에 대한 미국과 EU의 온도 차이가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U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EU 일부 회원국이 공동성명 발표 전 중국 견제 표현을 지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미국의 오커스(AUKUS) 결성에 뿔난 프랑스의 견제에 차기 회의 개최 시기와 중국 표현을 성명에 담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전화 통화로 양국의 '오커스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프랑스가 미국과 완전히 화해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속셈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이 EU 경제회복을 위한 중요한 교역 상대인 것도 미국과 EU 간 중국 견제 온도 차를 뒷받침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는 "중국과 경제관계를 중시하는 EU가 (중국 견제 관련) 어디까지 미국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유엔 등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세계 최대 온난화 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것도 EU의 중국 견제 자제 배경으로 꼽았다. 오는 10월 말 영국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위해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면 기후변화 협상이 틀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총회 전까지 중국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얘기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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