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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학생이든 강사든 안돼"…아프간 카불대 총장의 '여성 금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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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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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1일 카불의 샤히드 랍바니 교육대학에서 열린 친 탈레반 집회에 앞서 베일을 쓴 학생들이 여성 연설자들의 말을 들으며 탈레반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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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 대학의 신임 총장이 27일(현지 시간) 여성은 학생이든 강사든 상관없이 대학에서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카불 대학의 총장 무함마드 아슈라프 가이라트(Mohammad Ashraf Ghairat)는 본인의 트위터에 "카불 대학의 총장으로서 할 말이 있다"며 "모두를 위한 진정한 이슬람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 한 여성들이 대학에 가거나 일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의 수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카불 대학의 총장의 발언이 "그의 개인적인 생각일 것"이라며 해명했다.

그러나 무자히드는 탈레반이 "여학생들이 보호되는 환경"을 고안하고 있다며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규제가 언제 철폐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

지난 12일 탈레반 임시 정부의 교육부는 여성들이 이슬람식 복장을 입고 남성과 철저히 분리된 상황에 한해 대학 교육을 조건부 허용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현재 아프간의 몇몇 사립 대학은 학교를 열어 여성들도 수업을 듣고 있지만 국립 대학은 여전히 닫힌 상태다.

2001년부터 약 20년 간 미국은 아프간의 대학들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데 10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들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도 많은 돈을 지원했다. 2021년까지 아프간에 150개 이상의 고등교육 기관이 있었고 거의 50만 명의 학생들이 교육받았다. 그들 중 약 3분의 1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고등 교육을 위한 해외 원조는 지난 8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중단됐다. 이로 인해 수천 명의 공무원들과 교사들의 급여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한 아프간의 대학 강사들은 교수들의 절반이 직장을 떠났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불 대학의 이사회 임원은 카불 대학의 전체 교원의 25%가 줄었으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등 일부 학과에는 아예 교수가 남아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프간의 많은 대학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수진의 두뇌 유출도 심각한 상태이다. 게다가 카불 대학 총장은 여성의 대학 교육을 전면 반대하는 상황이기에 이대로라면 아프간의 고등교육과 여성 권리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인옥 기자 inokk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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