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BC)의 현금서비스 자산은 5조473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9%(2555억원) 증가했다. 잔액 증가는 대부분 2분기(2459억원)에 이뤄졌다.
2018년말 6조원을 넘어섰던 현금서비스 자산은 이후 내리막을 걷다가 지난해 9월말 5조1932억원까지 떨어졌고, 답보상태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현금서비스 수요가 계속해서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금서비스는 미리 부여된 한도 내에서 별도의 서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단기대출(1~2개월) 상품이다. 한때는 대표적인 '급전창구'로 이용됐으나 금리가 더 낮고, 상환 기간이 긴 카드론이 그 자리를 메웠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말 기준 현금서비스의 평균금리는 연 17.78~19.08%로 카드론은 이보다 낮은 12.68~13.60%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만 현금서비스 자산이 2459억원이 늘었다. 한 분기 사이에 자산이 2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은 2018년말 이후 처음이다. 현금서비스 사용 규모를 알 수 있는 이용실적은 더 크게 늘었다. 2분기에만 1분기 대비 5706억원(4.7%)이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현금서비스의 갑작스러운 증가가 카드론 규제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2분기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신용카드사가 자체 관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2분기 카드론 이용실적은 13조18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21억원이 줄었는데 고스란히 현금서비스로 옮겨간 셈이다. 올해 높은 카드론 잔액 증가율을 보여온 우리카드의 경우 2분기 카드론 이용실적이 전분기와 비교해 17.7% 감소했는데 현금서비스는 13.1% 늘었다. 최근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카드론보다 현금서비스 이용 증가율이 높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를 위해 카드론을 조이면서 오히려 이용자들이 고리의 현금서비스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신용카드사도 현금서비스 증가가 달갑지만은 않다.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부실의 위험이 크고, 수익 측면에서도 꾸준히 이익이 들어오는 카드론보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분기 8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수수료 수익은 카드론 수익의 4분의 1수준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신용카드사들도 대출을 자체적으로 조이고 있지만 전체 가계부채에서 신용카드사가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를 포함해서 카드사의 대출의 감독하고 있다"며 "업체 규모마다 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다른데 최근 몇 곳이 목표치의 2배를 넘어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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