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대선 주자들, 문화계 정책 없어" 비판도
오대산사고본 환지본처 입장 밝히는 퇴우 정념스님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28일 "오대산사고에 보관했던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 운동은 쉼 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교담당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 환수가 현재로서는 어려워졌다는 지적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정념스님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은) 오대산사고본을 순환전시하는 성격으로 일정 부분 이곳(월정사)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만들면 좋겠다는 입장까지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19년 개관한) '왕조실록·의궤박물관'에 영혼이 담기고, 지역 대표 문화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실록의 원본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의 오대산사고본은 일제강점기 때인 1913년 일본으로 유출됐다가 1932년 일부가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2000년대 중반 월정사 중심의 환수위원회가 뛰면서 나머지 실록이 돌아왔고, 총 75책의 실록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오대산사고본 환지본처 입장 밝히는 퇴우 정념스님 |
월정사 측은 오대산사고본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며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세워 환수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보관장소의 적정성, 연구 이유 등을 들어 사실상 이를 거부해왔다.
정념스님은 "오대산사고본은 일제의 약탈과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에서 청구권 포기라는 아픔이 있다"며 "결국 민간의 환수운동으로, 기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것인데 우리 민족의 애환, 수난사, 역사성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문화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대산이라는) 있는 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은 영혼에 대한 회복이랄까, 새 역사로 전환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념스님은 내년 대선을 향해 뛰는 여야 대선주자들에게서 제대로 된 문화 관련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정책에 대한 문화분권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대선주자들의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찾아볼 수가 없다"며 "(대선주자들이) 하나의 공약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게끔 문화계나 종교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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