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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거리 미사일' 쏜 北‥유엔 총회서 "적대정책 철회하면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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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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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대사 "합동 군사 훈련 영구 중단하면 화답"

북한이 미국을 향해 한반도 주변의 합동 군사 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단하면 화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현지시간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6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 연습과 전략 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사는 "미국은 조선전쟁이 70년이나 종결되지 않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항시적 긴장과 대립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조선에 관한 이중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김 대사는 "미국이 현 단계에서 적대정책을 철회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면서 "그렇다고 우리는 사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가 군사동맹과 같은 냉전의 유물을 가지고 우리를 위협한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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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정책·이중잣대 철회하라"‥사흘전 김여정 담화와 일맥상통

김대사의 이런 발언은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 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사는 또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모두 미국과 한국 정부의 잘못으로 돌렸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를 향해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묵인 하에 첨단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전쟁 장비를 반입하는 것도 조선반도의 균형을 깨뜨리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김 대사는 "우리는 침략을 막을 자위적 권리가 있고, 강력한 공격 수단도 있지만 누구를 겨냥해 쓰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가 핵을 가져서 미국이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해 우리가 핵을 갖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이나 남조선 등 주변국의 안전을 절대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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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대사, 문 대통령 종전선언 제안에 '긍정적'

김 대사는 유엔총회 연설을 마친 뒤 몇몇 한국 언론의 뉴욕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입장이 다 나오지 않았으냐"라고 답했습니다.

이같은 답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내놓은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4일 "종전선언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25일에는 "의의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 등의 여러 문제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며 대화 신호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 김 대사는 종전선언을 비롯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김 부부장이 제시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인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를 거듭 촉구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했습니다.

그는 특파원들과의 대화에서도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종전선언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연설문대로 이해하면 된다. 거기에 다 답이 있는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전쟁억지력 누구를 겨냥해 쓰고 싶지 않다"

특히 김 대사는 유엔 무대에서 주변국들을 먼저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유엔 연설에서 북한의 전쟁억지력 수단을 과시하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수단을 누구를 겨냥해 쓰고 싶지 않으며, 다시 말해 미국이나 남조선 등 우리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절대로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콕 집어 안보 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인 언급으로, 그만큼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작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국 또는 미국을 전혀 거론하지 않으면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과도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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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연설 직전 미상 발사체 발사‥김 대사 "무관"

앞서 북한은 김성 대사가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기 직전인 오전 6시 40분 동해상으로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김 대사는 특파원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연설 메시지와는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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