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안되니 오른 것도 모를 지경”
거리두기 장기화로 매출은 급감
식자재 가격마저 줄줄이 올라도
‘손님 끊길라’ 가격 인상 쉽지않아
백신 인센티브 체감효과도 그닥
안전한 가족 돌잔치 전국연합회 관계자가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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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아무개(61)씨는 26일 오후 3시께 군데군데 피부가 벗겨진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지난 7월부터 저녁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뒤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각종 주방일을 도맡으면서 생긴 습진이다. 이날 그는 지난 3년간 1만4천원에 팔던 오겹살·가브리살 1인분 가격을 1만5천원으로 올리기로 하고, 가격표를 막 고친 뒤였다. 박씨는 “코로나19 이전엔 1㎏에 약 1만9천원이던 고깃값이 최근엔 2만7천원으로 올랐다. 고민하고 고민하다 팔아도 남는 것이 없어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종 식자재 가격이 줄줄이 올라,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매출 감소에 신음하는 대다수의 자영업자가 가게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아예 끊길 것을 우려해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서울 용산구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는 김영규(42)씨는 “횟감 도매가가 지난 7월에 1㎏에 2만4천~2만5천원이었는데 최근엔 2만7500원 수준까지 올랐다”며 “작년 7월에 1㎏에 1만5천~1만7천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3.9%, 전년 같은 달 대비 7.8% 올랐다.
김씨 가게 매출은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7월부터 기존 평균 매출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일하던 직원 4명은 1명으로 줄였다. 사적 모임을 2명까지만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김씨는 “물가가 올랐지만 가격 인상은 못 한다”며 “손님들에게는 가격 인상이 어떤 말로도 합리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되면 6~8명까지 모일 수 있게 하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27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은 전체 국민의 45%(2323만7917명)이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정아무개(60)씨는 “원래는 (테이블당) 2명 오던 것이 3명이 오는 정도”라며 “해장국집은 저녁에 2차, 3차까지 모여서 이어지는 매출이 중요한데, 영업시간 제한으로 상당한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ㄱ씨는 “장사가 워낙 안돼서 식자재비가 인상된 것도 모를 지경”이라고 씁쓸해했다.
현재 적용 중인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는 다음달 3일 끝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후 적용될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해 “금요일(1일)에 발표하기 위해서 지금 여러 논의에 착수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서혜미 이재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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