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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방역소독·독서논술·카페…노인 위한 일자리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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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주시 청정소독사업단 김수일 반장(오른쪽)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전주시니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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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청정소독사업단 김수일(79) 반장은 일주일에 세 번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시내 경로당·지역아동센터·공중화장실 등을 돌며 소독한다. 하루 3시간에 걸쳐 열 군데 정도를 소독한다. 소독약 통을 들고 경로당 1, 2층을 오르내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일을 한 지 5년가량 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면서 일이 크게 늘었다. 김 반장은 “경로당을 소독할 때 고맙다며 음료수나 차를 내놓는다. 노인의 코로나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돼서 기쁘다”며 “약속 잡고 동선 짜고, 이런 걸 하니 치매에 안 걸릴 것 같다”고 말한다.

청정소독사업단은 전주시니어클럽이 만들었다. 김 반장은 “월 50만원을 받는데 생계에 큰 보탬이 된다. 국민연금·기초연금에다 이걸 합하면 부부 생계비로 적당하다”며 “주변 노인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청정소독사업단은 연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2670만원을 지원받는다. 코로나로 일감이 늘어 지난해 7400만원, 올 8월까지 4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주시니어클럽김선권 팀장은 “어르신들이 돈도 돈이지만 사회활동을 한다고 생각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청정소독사업단은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주간(27일~10월 1일)을 맞아 복지부 장관상 대상을 받았다. 올해 정부 지원 노인일자리는 82만개이다. 노노케어·청소 같은 공익활동형(60만개)이 많이 알려졌지만 소독사업단처럼 시장에서 다른 업체와 경쟁하는 일자리가 3만5000개에 달한다. 재능 나눔, 취약계층 돌봄 같은 사회서비스형, 청소·간병 등 취업알선형, 시니어 인턴십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가 22만개에 달한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소독사업처럼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빛을 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천시니어클럽의 ‘행복하이 카페’(복지부 장관상 대상)도 그중 하나다. 60세 이상 어르신 12명이 주 2~3회 바리스타로 일한다. 이 카페는 코로나19 맞춤형으로 출발했다. 테미라는 로봇이 테이블을 돌며 손님에게 손소독제·빨대·휴지 등을 제공한다. 또 대면 접촉을 줄이려고 손님들이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로봇이 핸드드립 커피를 만든다. 노인일자리 카페로는 처음이다.

노인들은 월 30만원을 받는다. 이천시니어클럽 이나희 대리는 “임금은 많지 않지만, 자녀·손자녀에게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김동순(69) 바리스타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웠는데, 이렇게 출근하니 일상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노인인력개발원에서 4400만원, SK하이닉스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문을 열었다.

인천 미추홀노인인력개발센터는 어르신 독서논술 지도자를 양성해 초등학생 비대면 독서교육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일자리 참여자 전원이 독서논술지도자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사업도 복지부 장관상 대상을 받았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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