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PLAY IT] 1980년대 최강 카메라 FM2의 귀환…니콘 'Z fc' 써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필름카메라의 재미 더해…130만원대 가격은 '글쎄'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사진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종종 농담을 던지곤 했다. '망치가 없으면 니콘 카메라를 대신 쓰면 된다.' 그만큼 튼튼하다는 걸 빗댄 말이다. 사진에 관해서는 일자무식이고 카메라에 대해서는 더 백지 상태지만 니콘 카메라 하면 내구성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1982년 출시된 니콘의 대표 필름 카메라 중 하나인 'FM2'는 니콘의 내구성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 FM2는 버튼을 눌러 '찰칵' 소리가 나면 촬영이 되는 기계식 카메라다. 30년 전 제품임에도 지금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콘은 최근 FM2의 외관을 본딴 제품 'Z fc'을 출시했다. 제품 크기뿐만 아니라 다이얼 위치까지 유사하다. 니콘에 Z fc와 함께 사용하는 렌즈인 'Z DX 16-50밀리미터(㎜) f/3.5-6.3'를 빌려 일주일 동안 사용해 봤다.

필름 카메라는 특유의 사진 색감 때문에 마니아층이 있지만 다루기 쉽지 않은 제품이다. 찍을 수 있는 장수가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한 번 찍으면 인화하기 전까지 사진을 확인할 수 없다. 촬영 후 매번 필름감개를 돌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Z fc는 상단의 다이얼로 셔터 스피드와 ISO 감도 조절을 할 수 있다. 필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조리개 창도 구현했다. '똑딱이'의 향수를 그대로 살린 것. 다만 조리개 값이나 사진은 터치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디지털카메라의 편리성도 함께 살렸다.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기기를 작동하기 전 사용 설명서를 보거나 설명서에 나온 QR코드를 스캔해 홈페이지에서 가이드를 확인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QR코드를 통해 그때그때 필요한 기능을 안내 받는 게 편했다. 또 니콘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고 기기에 내장된 무선랜(와이파이, Wifi)를 스마트 기기에 연결하면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있다.

총 화소 수는 2088만화소다. 셔터는 30초에서 4000분의 1초 내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연속 촬영은 저속의 경우 최대 4매까지 가능하다. 고속이나 고속 연장은 각각 5매와 11매까지 된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어둠에 강하다'는 것. 오래전 다른 사람의 DSLR을 실내에서 촬영했을 때 칙칙하고 어둡게 나왔던 기억이 있었다. Z fc는 실내에서도 밝기 조절을 통해 만족스러울 만큼 선명하고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Z fc의 상용감도는 ISO 100부터 ISO 51200까지다. ISO란 빛에 대한 카메라 센서의 민감성을 나타내는 단어다. ISO가 높을수록 어두운 장소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다만 ISO 값이 올라갈수록 화질이 저하된다. ISO 51200로 설정한 뒤 어두운 장소를 촬영하니 초보자의 눈에 보기에는 무난한 수준의 사진이 구현됐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사체의 눈 초점을 보다 정확하게 맞추는 눈 인식 자동 초점(AF) 기능 또한 흥미로웠다. 주변 인물이나 길고양이를 찍을 때 일반 스마트폰이나 작은 디지털카메라보다 훨씬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을 촬영할 때 구도를 보다 잘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스위블 액정 모니터' 또한 도움이 됐다. '찰칵' 셔터음 또한 필름카메라를 떠올리게 해 찍는 재미를 더해준다.

가벼운 무게도 매력적이다. Z fc의 본체 무게는 390그램(g)이다. 렌즈까지 더해도 600g 이내다. 한 손에 들어도 손이 떨리거나 떨어뜨릴 걱정이 없었다. 가방에 넣어도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다.

예전부터 취미든 그 이상이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카메라에 붙어 있는 무수한 다이얼이나 뜻을 알 수 없는 알파벳 조합을 보면 겁부터 덜컥 났다. Z fc에 대한 첫인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품을 일주일 동안 차근차근 사용해 보며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라는 마음이 들었다. Z fc의 다이얼을 직접 돌리며 '내 사진'을 만들어 가는 재미를 처음 느꼈다.

다만 렌즈군이 다양하지 않아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있다. 수동렌즈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조합도 가능한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또 초보자가 선뜻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은 걸림돌이다. Z fc의 보디는 118만원이다. 기본 렌즈가 포함된 가격은 138만원대다. 지속적으로 사진을 찍을 각오를 한다면 '망치 대신' 사용해도 좋을 니콘 Z fc를 추천하고 싶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