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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를 찾아서] 희귀질환 전문가 이영목 강남세브란스 교수 “미토콘드리아·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이 치료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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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토콘드리아 및 척수성 근위축증 질환 전문가인 이영목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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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치성 질환’은 단어 그대로 빈도가 희귀하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이유는 진단이 어렵고,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귀 난치성 질환의 70% 이상이 소아에게서 발병한다. 소아신경질환 중에서도 치료가 매우 어려운 ‘미토콘드리아’와 ‘척수성 근위축증(SMA)’ 질환을 주로 진료하고 있는 의사가 있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미토콘드리아 환자 10명 중 7명은 이영목 교수를 찾아올 정도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이영목 교수는 “소아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데, 이 두 개의 질환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 발달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다”면서 “희귀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정말 진단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뇌·신경계·근육처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부분에 두드러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악영향을 미친다. 10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으로 가정했을 때, 환자가 약 500~1000명으로 추정된다. 아직 미진단된 환자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SMA는 소아가 성장하면서 근육과 운동신경이 망가지게 되는 진행성 유전성 신경근육질환으로, 유병률은 약 1만분의 1이다. 국내 환자는 약 5000명으로 추정된다.

소아 희귀질환은 주로 ‘뇌’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이 교수는 “희귀 신경질환을 살펴보면 퇴행성 질환이 많고, 대부분 유전질환과 연결돼 있다”면서 “이러한 질환은 특징적으로 머리(뇌)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며 주요 증상은 뇌나 신경근육에서만 나타나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서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치료에 앞서 진단이 중요하다”면서 “그중에서도 유전적 정밀 진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소아 희귀질환 전문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유전학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이 교수가 처음 선택한 전공은 ‘임상유전학’이었다. 그는 “유전학이 모든 질환의 기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임상유전학을 통해 생리학적 기전이나 생화학적 기전 등에 대한 기본을 쌓은 후 구체적인 학문으로 들어가 보자라는 생각으로 선택했다”면서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선택하지 않은 학문이어서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지만,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중에서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았던 질환 중 하나로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이 교수는 2004년 프랑스 파리 11대학 생화학 연구소에서 1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미토콘드리아 진단에 대해 공부했다. 그는 “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진단법을 잘 찾는 것이 의사로서의 소명 중 하나라고 생각해 이 질환에 좀 더 집중하게 됐다”면서 “당시만 해도 유전적 진단법이 등장하기 전이어서 생화학적 기법을 통해 진단하는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한국에 돌아온 후 임상적으로 (해당 질병으로) 의심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제 확진 판정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희귀질환 진단을 위해서는 첫째 임상적 진단, 둘째 생화학적 진단, 셋째 유전자 진단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특정 증상이 있으면 SMA를 추정한다는 정도로 막연한 진단이 이뤄졌다”면서 “진단법이 발전하면서 피검사 등을 통해 수치를 파악해서 진단하는 생화학적 진단이 개발됐고, 최근 유전자를 통해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정밀진단의 단계인 유전자 진단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단이 어려운 희귀질환의 특성상 동네의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환자인 아이가 아플 경우 처음 들르는 곳이 바로 1차 병원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가령 1개월 된 아이가 힘이 없다거나 처지는 근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면서 “혈액검사 엑스레이검사 등 세부 검사를 거쳐 SMA로 진단되는데, 이 과정에서 1차 병원에서 희귀질환을 파악하고 3차 병원으로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남구 1차 병원 의사들과 집담회를 꾸준히 갖고 있는 것도 이러한 빠른 진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이 교수는 “희귀질환의 경우 특정 질환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의사들이 진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관심을 갖고 알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지역 협력 의사들과 함께 메디컬 컨퍼런스를 진행해 희귀질환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집담회는 온라인으로 열렸다.

아직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오면 ‘진단이 되는지’, ‘그럼, 약이 있습니까’라는 이 두 가지의 질문을 주로 한다”면서 “빠른 진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결국 치료다”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조합하는 프로토콜인, ‘미토콘드리아 칵테일요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치료법은 현재 국내 대부분의 병원에서 미토콘드리아 치료를 진행할 때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표준치료법이 됐다. 그는 2012년 미국 UC샌디에고에 2년간 교환교수로 가서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에 몰두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 개발되고 있는 ‘KL1333′이라는 치료제도 있다. 현재 이 신약 후보물질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기술수출돼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치료가 어려운 희귀질환 환자에겐 혁신 신약이 개발됐다는 희소식만큼 희망적인 것은 없다. SMA 환자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SMA는 신체 모든 근육이 약해지면서 자가 호흡이 어려워지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사고 능력은 정상적이기에 환자와 그 가족에겐 누구보다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이 교수는 “SMA 질환의 경우 과거에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소위 대증요법으로 질환 관리를 진행했다”면서 “최근에는 치료제가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유전자 기능을 아예 대체하는 치료제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가 퇴행되기 전에 치료를 통해 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평생 단 1회 투여만으로 SMA 치료가 가능해 ‘원샷 치료제’라고도 불리는 졸겐스마라는 약은 1회 접종에 약 25억원에 달하는 비급여 약물이다. 이 교수는 “10만분의 1 확률로 희귀질환 환자가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9만9999명의 사람이 고통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단 1명만이 고통을 떠안는다”면서 “물론 어떠한 약이든 간에 국가에서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하는 데는 상당한 사회적 합의와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희귀하니까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소아 희귀질환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의 경우 생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고, 정신적 고통도 따른다”면서 “길고 긴 치료 과정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도 함께 의기투합해 환자 치료 여정에 함께 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힘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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