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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더 위험한 '고령 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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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령인에게 발생하는 폐렴은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자칫 큰일을 당할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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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쌀쌀해지면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폐렴은 영ㆍ유아부터 고령인까지 두루 나타날 수 있는데 감기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폐렴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폐렴은 세균ㆍ바이러스ㆍ마이코플라스마ㆍ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 실질(肺實質)에서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영ㆍ유아와 고령인은 면역력이 약해 폐렴에 걸리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렴이 0~9세와 70세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은 워낙 감기에 잘 걸리기에 폐렴에 걸려도 단순 감기로 여기기 쉽다. 실제로 폐렴 초기에는 발열, 기침 등 전형적인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감기와 달리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ㆍ가래ㆍ콧물도 점점 악화되며 호흡곤란ㆍ신음ㆍ불안 상태 등을 보인다, 호흡이 빨라지고 숨 쉴 때 가슴이 쏙쏙 들어가기도 하며 구토ㆍ설사ㆍ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고령인은 이 같은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열ㆍ기침ㆍ3일 이상 누런 가래가 나오는 등 폐렴 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고령인은 식욕 부진ㆍ전신 무력감ㆍ기력 쇠퇴ㆍ헛소리ㆍ가래 끓는 소리ㆍ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ㆍ손발이 차갑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뚜렷하지 않은 증상만 몇 가지 나타나기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폐렴은 치료가 늦어지면 큰일을 당할 수 있기에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폐렴의 기본적인 검사법은 가슴 X선 검사다. 원인 균이 다양하므로 객담 검사ㆍ혈액배양 검사ㆍ소변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원인 균에 따라 항바이러스제ㆍ항생제로 치료


폐렴 진단이 되면 원인 균에 따라 치료법을 정한다. 바이러스성 폐렴이라면 증상 시작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줄일 수 있다.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 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하고 39도 이상 고열이 생기면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고령인, 만성 폐 질환 환자, 암 환자를 비롯해 심부전, 호흡곤란, 의식 혼탁 등 증상이 심하거나 약을 복용할 수 없으면 반드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신윤호 교수는 “면역력이 낮은 영ㆍ유아 환자도 입원 치료가 권장된다”며 “치료가 늦어지면 늑막염ㆍ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에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 일찍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위험군, 백신 접종·생활 환경 관리


다행히 세균성 폐렴은 폐렴구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혈청형에 따라 10가 백신, 13가 백신, 23가 백신으로 나뉜다. 생후 2~59개월 어린이는 10가 또는 13가 백신을 무료 접종할 수 있다(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 접종 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

어른은 만 65세 이상 고령인과 만 65세 미만이어도 면역 저하자 또는 만성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은 13가ㆍ23가 백신을 1년 간격으로 각 1회 순차적으로 접종할 것이 권고된다. 만 65세 이상은 전국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23가 백신을 1회 접종할 수 있다. 65세 이전에 23가 백신을 맞았다면 5년 뒤 23가 백신을 한 번 더 접종하면 된다.

장복순 교수는 “고령층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고되는데 만성질환 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니 담당 의료진과 상의 후 늦지 않게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생활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실내 적정 온도(26~28도)와 습도(40~50%)를 유지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외출 후 반드시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흡연은 폐의 방어 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어른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생활 속 폐렴 예방법]


1. 평소 30초 이상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2.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급적 피한다.

3. 흡연을 삼가고 양치질을 자주해 구강 청결에 주의한다.

4.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한다.

5. 65세 이상 고령인이나 만성질환 환자는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접종한다.

6.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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