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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끊긴 가구 30% 늘고, 집세 못 낸 임대주택 2배… '코로나 늪' 빠진 빈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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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민주당 의원실 당국 자료 입수]
주거 취약 월세가구 30%·전세가구 20% 늘어
4대보험 체납 압류 통지, 상반기만 367만 명
"포기자 안 생기게끔 복지사각 적극 발굴을"
한국일보

15일 서울 명동의 한 상점에서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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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공공주택 임차료, 수도료 등 최소 주거 비용도 해결하기 힘든 가구가 급증한 사실이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건강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체납해 재산 압류 통보를 받은 사람도 올해 상반기 367만 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계가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복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주거위기 정보 현황'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임차료나 관리비를 체납한 건수는 체납자는 2019년 16만4,960건에서 지난해 33만5,353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2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수도 요금을 내지 못해 단수된 가구는 같은 기간 1만9,544가구에서 2만7,844가구로 30% 늘어났다.

주거취약가구도 급증했다. 주거 환경이 최저 기준에 미달하거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과다한 가구, 쪽방·고시원·비닐하우스와 같은 비(非)주택에 사는 가구가 여기에 속한다. 복지부 시스템에 입력된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월세가구 중 주거취약가구는 2019년 603만1,283건에서 지난해 789만4,383건(증가율 31%)으로, 전세 주거취약가구는 370만9,913건에서 442만3,431건(19%)으로 각각 늘었다.

올해 4대 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미납으로 재산 압류 통보를 받는 이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신현영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66만9,204명(사업주 포함)이 보험료가 연체돼 압류 예고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연간 통보 대상(679만395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압류 예고는 건보공단이 맡아 4대 보험의 보험료를 총 6번 이상 내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데, 부동산이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임금, 신용카드, 예금통장, 국가지원금도 압류될 수 있다. 국민연금을 40만 원가량 체납해 압류 예고 통보를 받았다는 A씨는 "주택 임차료가 밀린 상황에서 '재산을 압류해 (사회보험료를) 강제 징수하겠다'는 통보까지 받으니 압박감이 더욱 크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에 몰린 국민들이 증가한 만큼 복지 사각지대를 더욱 꼼꼼하고 적극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이 거듭되는 와중에 재산 압류 통보까지 받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노 교수는 "현재는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자산이 없어야 하는 등 '허들'이 높은 데다 그런 어려움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면서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땐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사회보장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취약한 계층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후유증이 더욱 크다"면서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와 확장재정 정책을 통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계층에 빠르게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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