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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마약 금지’라던 탈레반…인도서 3조원대 아프간산 헤로인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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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서부의 한 항구에서 약 3톤에 달하는 아프가니스탄산 헤로인이 적발되어 당국에 압수됐다. 압수된 마약은 싯가 27억 달러(약 3조1968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아프가니스탄 농부들이 지난 2008년 양귀비를 재배하는 모습. 미국의 2001년 아프간 침공 이래 이 마약 생산 유통을 막으려 탈레반 등 반군들과 전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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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인도 ANI 통신에 따르면 인도 국세정보국(DRI)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와 문드라 항구에서 헤로인 3톤을 압수하고 관련자인 인도인 두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헤로인의 원산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통관 과정에서 활석(滑石)가루인 것처럼 신고한 뒤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 항구에서 인도 구자라트와 문드라 항구로 각각 2톤, 1톤씩 나눠 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정보국은 컨테이너에 헤로인이 실렸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구자라트와 인근 지역에서 수색 작업을 벌여왔고, 검거에 성공했다. 정보국은 “아프간 국적자들이 이번 마약 유통에 연루되어 수사 중”이라고 ANI통신에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은 전세계 헤로인 생산량의 80~9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헤로인 생산국 중 하나다. 가디언은 “헤로인 생산은 최근 몇 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급증했고, 지난달 정권을 재장악한 탈레반의 자금줄이 되어왔다”며 “수년 간 미국과 국제사회가 (아프간의) 헤로인 거래를 통제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20년 만의 재집권 후 합법적 정권으로 인정받기 위해 마약 생산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아프간 자산 동결과 원조 중단이 길어진다면 탈레반이 다시 마약 생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탈레반의 연간 수익 중 약 60%가 마약 거래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샤 메흐라비 아프간 중앙은행(DAB) 이사는 지난 2일 “통치 자금이 부족해지면 탈레반이 다시 아편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며 “동결 자산에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에 촉구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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