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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사태의 4가지 의미 “中 투자가능 믿음 흔들어···금융위기보단 경기둔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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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과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시한에 대한 우려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1.7%, 1.79% 하락하고 나스닥이 2.19%나 급락했습니다. 그나마 다우와 S&P500은 2% 넘게 빠지다가 장 막판에 손실을 줄였는데요.

우선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돼 글로벌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걱정이 많았죠. 월가에서는 일단 헝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라더스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한국은 추석 연휴여서 장이 없지만 미국의 경우 9월 약세론에 불안감이 겹치면서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여준 만큼 이날 나온 헝다 사태 전망과 의미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다소 글이 깁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시스템에 위기 주지 않아…中, 일부 지원 혹은 구조조정 나설 가능성”
많이들 아시겠지만 헝다에 대해 다시 짚어보죠.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헝다는 280개 이상의 중국 도시에 약 1,300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는 전기자동차와 소비재, 스포츠 등 문어발 식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데요.

현재 부채가 약 3,000억 달러인데 수중에 있는 현금은 약 150억 달러밖에 없습니다. 중국 부동산 부문 부채의 6.5%를 헝다가 갖고 있다고 추정되는데요. 일단 23일 국내 외 투자자들에게 줘야 할 채권이자 8,350만 달러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UBS와 블랙록, HSBC가 헝다의 채권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이자만 6억7,0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이날 한때 HSBC의 5년 물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가 16%나 치솟았는데요. CDS는 해당 기관의 파산 확률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다 보니 부실 전염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단순화해 설명을 드리면, 기본적으로 중국 2위 업체인 헝다의 채무불이행→중국 은행 및 해외 금융사 부실→금융사 대출회수(특정 분야에서 손실이 나 유동성이 부족하니 다른 데서 유동성을 끌어와야 합니다)→중국 내외 신용시장 경색→다른 기업들 추가 디폴트→금융사 부실 확대→금융위기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헝다가 중국 내 2위 업체고 부채 규모가 크다보니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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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도 월가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거라고 봤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CNBC에 “이번 사태로 중국은 투자 가능한 시장이라는 생각을 흔들고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전환기가 되겠지만 우리가 현재 리먼의 순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생각도 같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연 1.328% 수준까지 올랐다가 다시 하락해 1.31% 선으로 내려왔는데요. 공매도 투자자인 짐 차노스는 “헝다 디폴트 가능성이 서방 금융시장에 시스템적 리스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UBS의 바누 바웨자 최고 전략가도 “나는 이것이 리먼 모먼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다우와 S&P500이 막판에 낙폭을 줄인 것도 이런 전망이 한몫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도 “리먼브러더스 수준은 아니고 연준과 은행들이 개입해 금융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1998년의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사태와 비슷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헝다가 디폴트가 되더라도 중국 정부와 금융시장이 이를 견뎌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가 사태 확산을 막고 적정 수준에서 구조조정(채무재조정 등)할 것이라는 뜻이죠. 바웨자 UBS 최고 전략가는 “중국이 금융시스템이나 납품업체들에 대한 관리를 잘 할 것”이라며 “중국 전체적으로 보면 부도는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中 건설경제의 허약함 드러나···시진핑, 부채문제 처리 시험대”

정리하면 헝다 때문에 중국뿐만 아니라 HSBC 같은 글로벌 금융사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는 가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중국 정부가 중간에 어떤 식으로든 나서지 않겠느냐는 건데요.

앞서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는 “우리가 아는 한 헝다에 대한 대출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은행에 의해 이뤄졌고 중국 정부는 3,000억 달러 수준의 부채는 손쉽게 다룰 수 있다”고 했는데요.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 당국이 일시적인 위기는 그냥 놔둘 수 있지만 대규모 채무불이행 발생 시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럼 큰 문제가 없다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헝다 사태가 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요. 크게 ①中 경기둔화 가능성(건설경제의 허술함) 국제 원자재 시장 침체 시진핑 주석의 구조조정 시험대 미중 패권다툼의 새 요소라는 점인데요.

최악의 경우는 헝다의 청산이지만 중국 정부가 일정 부분 개입해 구조조정을 한다고 보면 이번 사태는 최소한 중국의 경기둔화에 가속도를 붙이게 될 겁니다.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죠.

한국을 봐도 한 대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면(청산은 더 심하죠) 고용이 줄게 되고 협력업체도 매출이 감소하게 됩니다.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고 지역 경제에는 직격탄이 되죠. 금융사들도 잇단 손실에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소극적이게 됩니다. 상당한 경기둔화 요소지요.

가뜩이나 소비둔화에 따른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갖게 됩니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디렉터인 바쉬와나스 티루파투르는 “이날 다른 중국 부동산업체가 차입을 한다는 뉴스를 봤다. 이를 고려하면 헝다로 인한 금융전염 우려는 과도하다”면서도 “다만 성장에 대한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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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이 중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중 패권다툼 속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이 정치적으로는 필요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헝다 문제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헝다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몸집을 불려왔죠. 쉽게 말해 아파트 안 짓고 건물 안 지으면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겠죠. 헝다 사태가 중국의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습니다. 이는 원자재 수출국에 도미노 효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그냥 청산시키느냐 아니면 구조조정하느냐,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해외투자자들을 보호할 것이냐 등이 핵심입니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옛 공산주의 시절로 돌아가는 게 맞다면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의 말처럼 중국은 더 이상 투자를 못할 곳이라는 생각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게 될 겁니다.

투자자 짐 차노스는 “이번 사태는 아파트 건설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허술함을 보여준다”며 “서방의 헝다 채권자들이 구제를 받을 것이냐 아니냐를 비롯해 중국 정부가 이 거대한 회사를 어떻게 구조조정하느냐가 막대한 부실 채무 문제를 안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향후 대응 방향을 알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그래도 중국의 부실 채권문제는 심각하지요. 사실 중국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첫 대형 시험대인 헝다가 중요한 이유인데요. 어쨌든 차노스는 중국은 투자하기에 최악의 장소라며 사실상 매도를 권했습니다.



“美 증시 20%까지 급락 가능성” vs “지금이 저점 매수기회”

이와 별도로 환구시보 보도만으로 중국 정부가 헝다를 그냥 파산하게 둘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직 이릅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 편집인이 “대마불사를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구조조정을 할 때 정부는 “너네 협조 안 하면 그냥 파산시킨다” 같은 자세로 나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주나 채권자들이 한푼도 손해를 안 보려고 하기 때문인데요. 정부나 채권단이 무조건 지원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주가나 채권이 급등하는 모럴해저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엄포가 필요한 거죠. 협상의 일환입니다.

반대로 채권자와 주주들은 “기업 그냥 문닫게 하면 실업이 심각해지고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준다”고 협박(?)을 합니다. 이것이 언론을 통해서 많이 나오죠. 그래서 구조조정을 앞둔 업체의 기사를 볼 때는 가려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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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래서 헝다 사태가 결과적으로 미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겠죠. 일단 비관론 쪽에스는 20% 조정 가능성이 대두됩니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현재 시장은 불과 얼음의 갈림길에 있는데 얼음 쪽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 경우 파괴적인 결과, 즉 20% 이상의 수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지금까지 윌슨은 10%를 얘기했는데 그 폭이 더 커졌습니다.

실제 부채상한선에 관한 문제도 시장의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사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부채상한 협상이 불발돼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전례없는 금융위기가 몰아닥칠 수 있다”는 내용의 기고를 했는데요. 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않으면 10월 중 연방정부가 디폴트가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10월 중순까지 타결 가능성이 50%가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CNBC는 “이날 증시 하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부채한도”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라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는 “매도가 매수 기회이며 이르면 이달 중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JP모건도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지금의 시장 매도는 기술적이며 매수 기회를 뜻한다”고 했는데요. JP모건은 이날 상황에도 S&P500 전망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연말에 4,700, 내년에는 5,000까지 갈 것이라는 말인데요.

CNBC의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지금은 매도해야 할 시기”라며 “현 상황이 2주 정도 더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변동성이 커져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장이 예민한 상태여서 작은 구실만 생겨도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로서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주요 리스크의 진행상황을 계속 따져볼 수밖에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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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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