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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업만 수백개 만들어” 갤플립3 주역들이 털어놓은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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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획팀의 서혜원(왼쪽), 김병철 프로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갤럭시Z 플립3 기획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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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11일 공개한 신작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갤플립3가 올 하반기 ‘최애템’(가장 좋아하는 상품)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획팀의 서혜원(32)·김병철(39) 프로는 “갤럭시Z 플립3는 ‘디자인’과 접은 상태에서 ‘사용성’을 가장 우선으로 기획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을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나 갤플립3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프로는 디자인팀과 함께 제품 콘셉트를 정하고, 디자인과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업무를 맡았다. 서 프로는 사용자 편의성(사용성)에 집중해 커버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그 안에서 어떤 사용성을 줄 것인지 정했다. 최적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편리성을 높이는 게 이번 작업의 가장 큰 과제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이 같은 인기를 예상했나.

김병철(이하 김): 전작보다 개선한 부분이 많아 소비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Q : 갤럭시Z 폴드3보다 갤플립3가 더 화제다.

서혜원(이하 서): 타깃이 다르다. 갤폴드3는 기술과 전자기기 자체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고 싶어하는 사용자가 좋아한다. 갤플립3는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 남다름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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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3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커버 디스플레이를 꾸밀 수 있게 다양한 옵션을 마련했다.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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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개발자가 삼성전자 뉴스룸 영상에서 갤럭시Z플립3의 방수 처리 과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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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디자인이 두드러진다는 평이 많은데 제품 기획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A : 김: 갤플립3는 전적으로 디자인 중심이다. 부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좁았다. 그래서 어떤 기능을 넣어야 할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적으로 이게 제일 낫다’고 하면 다른 요소는 과감히 덜어냈다. 주변에 왜 플립폰을 안 사는지 물어보니 접히는 화면과 방수가 안 되는 데 대한 불안함이 있더라. 그래서 내구성 개선에 주력했다. 방수 기능을 넣었고, 디스플레이 내구성도 좋게 했다. 떨어졌을 때 충격이 덜 가게 외관에 모바일 업계에서는 가장 단단한 알루미늄인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의 최신 강화유리인 고릴라 빅투스 글래스를 사용했다. 갤폴드3와 갤플립3는 폴더블 최초의 방수폰이다. 상단과 하단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부분을 특정 용액과 기술을 활용해 방수 처리하고, 물에 닿는 힌지(경첩) 부분은 부식이 생기지 않게 특수 처리했다.

A : 서: 꾸미기 옵션도 마니아들을 노린 기능이다. 전작 때 커버에 스티커 꾸미기가 유행했다. 이걸 더 발전시켜 화면을 꾸밀 수 있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했다. 갤럭시워치 디자인과 맞춘 시계 화면, 움직이는 그림, 사진 등을 자유롭게 넣어 더 애착이 들게 했다. 접은 채로 삼성페이가 안 되는 등 전작의 불만 요소도 개선했다. 전작에서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커버 디스플레이가 너무 작아 화면을 밀어 올려 쓰기에는 불편하다고 판단해 넣지 않았다. 녹취 기능과 촬영 시 화각 변경 등 접은 상태에서 사용성을 확 높였다.

■ 갤럭시Z플립3 기획자에게 들어보니

▶디자인 해치는 요소 과감히 덜어내

▶“외부 화면 구성이 가장 힘들었다”

▶‘투 톤’ 색상 비스포크 가전 모티프 아냐

▶“배터리 기능, 현상유지도 쉽지 않았다”

▶‘한 손 열기’ 추천 안 해, 떨어뜨릴 수 있어

Q : 커버 디스플레이가 전작의 4배(1.9인치)로 커졌다. 크기는 어떻게 정했나.

서: 여러 안을 두고 디자인과 사용성의 조화를 따져 현재 크기로 정했다. 이런 크기가 처음이라 크기를 정한 뒤에도 이 안에서 어디까지 사용성을 줄 것인지 유관 부서와 맞춰가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A : 김: 크기가 커지면 검은 화면이 늘어나면서 사용성은 좋아지지만 디자인상 덜 예쁠 수 있다. 목업(실물 모형)을 수백 개 만들어 내부 설문조사를 수 차례 했다. 갤플립3만큼 내부 조사를 많이 한 모델이 없다. 아무도 기준에 대한 답을 모르기 때문에 경영진 보고 때마다 설문조사를 했다. 그만큼 크기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도 1㎝ 미만이었다. 라인이 살짝만 올라가도 느낌이 확 다르다. 몇 대 몇 비율 이렇게 정량적으로 정한 게 아니라 디자인 팀에서 ‘밀리미터(㎜)’ 단위로 논의하면 결정했다. 크기뿐 아니라 형태에서도 화면을 세로로 세우거나 정사각형으로 만드는 등 모든 걸 다 해봤다.

Q : 색상도 호평을 받고 있다. 비스포크(맞춤형) 가전의 ‘투 톤’ 색상을 차용했나.

김: 가전에서 모티프를 가져오진 않았는데 소비자들이 그렇게 해석한 것 같다. 디자인팀에서 색상을 새로 만든 거다. 시즌 트렌드를 조사한 뒤 색상 수백 가지를 만들어 톤을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본다. 최종 색상이 결정되면 한꺼번에 다 모아서 조화로운지도 점검한다. 같은 시리즈라 한 색상만 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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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플립3 기획 과정에서 제작한 수많은 실물 모형 중 일부.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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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이 아쉽다는 불만도 있다.

A : 김: 최우선 순위인 디자인과 휴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원래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했다. A : 서: 좀 다르게 생각하면, 전작보다 휴대성을 좋게 하고, 베젤(테두리)을 줄이고 커버 디스플레이는 키웠다. 스테레오 스피커도 넣고, 방수도 지원하는 상황에서 전작과 같은 배터리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사실 쉽지 않았다.

Q :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은 갤폴드3에만 적용했는데.

A : 서: 갤폴드3는 영상 등을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봐 UDC 적용에 도전했지만 갤플립3는 갤폴드3보다 카메라 수가 적고, 내부 카메라 기능이 더 중요해 시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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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은 갤럭시Z플립3의 인기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 삼성전자]



Q : 가운데 우그러짐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A : 김: 기계에 손상을 주거나 고장을 일으키는 요소는 아니다. 화면이 꺼졌을 때 물리적으로 생긴 자국이 보이지만 앱을 구동하거나 영상을 틀면 어느 순간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잘 보이지 않는다.

Q : 한 손으로 열기 불편하다는 후기도 있는데 여느 방법이 정해져 있나.

A : 김: 한 손으로 펼치라고 안내하진 않는다. 플립만의 유니크(unique)한 사용성을 주기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 중 하나가 폰을 펼쳤을 때 나오는 플렉스(flex) 모드다. 여성들이 화장품 케이스를 여는 그 느낌이다. 옛날 폴더폰은 가볍고 작았기 때문에 한 손으로 열기 편했지만 스마트폰 무게의 플립폰을 한 손으로 열면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Q : 타깃 연령대가 있나.

A : 김·서: 갤플립3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 대표되는 젊은 층을 겨냥한 폰이다. 하지만 여기서 젊음은 나이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과 마인드를 뜻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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