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17일(현지 시각) 한 남성이 탈레반에 의해 폐쇄된 전 정부의 여성부 건물 입구를 지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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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내 민간인 차량을 자살폭탄 테러 차량으로 오인해 10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한 사실을 인정했다.
17일(현지 시각)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오폭으로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사건 발생 약 3주 만이다.
매켄지 중부사령관은 "자체 조사를 통해 드론 공습은 참담한 실수였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전투사령관으로서 공습과 이 비극적인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장관도 성명을 내고 오폭 책임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그는 "우리는 이 끔찍한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군은 아프간 카불 도심에서 흰색 도요타 세단 차량을 자폭테러 위험 차량으로 간주하고 드론을 동원해 폭격했다.
당시 미군은 성명을 통해 "이 차량에 테러를 계획한 IS-K(무장 조직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 대원들이 타고 있었고 우리는 그 위험을 제거했다"며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미군의 공습으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습 표적이던 차량 운전자가 현지 구호단체 '영양·교육인터내셔널'(NEI)의 협력자인 제마리 아흐마디라는 남성이었다는 것이다.
또 공습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케네스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지난달 말 드론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1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며 "참담한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존 커비(왼쪽)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경청하고 있는 가운데 매켄지 사령관이 화상을 통해 아프간 철군 작전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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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미군이 물통을 폭발물로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아흐마디가 퇴근 전 동료들과 차에 물통을 싣는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또 미군이 차량에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정황 증거로 제시한 '2차 폭발'도 실제로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루벤 갈레고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국방부는 공습 목표를 설정하고 타격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 우리에게 상세히 브리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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