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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국 과잉수사’ 발언 비난 거세자… 홍준표 “평소 생각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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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가 ‘과잉 수사’였다고 말했다가, 당내에서 거센 질타가 이어지자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선일보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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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16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첫 토론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조국 수사가 잘못된 것이냐’라고 묻자,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직후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 때 관례였다”며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한 것”이라며 토론회 발언에 대해 부연했다.

이어 “법이 아무리 엄중하다 해도 그렇게 가족 전체를 짓밟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결코 조국 수사가 부당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과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3시간 뒤 홍 의원은 “국민이 조국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 발언으로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에게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 패러디물까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심장이 부들부들 떨렸다. 홍 의원은 국민들한테 무릎 꿇고 사죄해야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실언’이었다며 “홍 의원이 ‘가족 중에 대표자만 구속한다’,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했다. 이런 논리는 적어도 조국 사건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엄마 아빠를 다 구속하면 가계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 법이 관용을 베푸는 건 안다”면서 “그러나 조 전 장관의 경우 그런 관례나 관용을 베풀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권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토론장에서 조국 수호라도 외치지 그랬는가. 누가 봐도 역선택을 받기 위한 ‘민주당 표 구걸’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이리고 했다.

결국 홍 의원은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17일 늦은 밤 페이스북에 “국민들 생각에 역행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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