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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미국으로"…美 국경 다리 밑 끝없는 이민자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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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멕시코 국경 맞닿은 텍사스주 델리오 사실상 통제 불능

-아이티·베네수엘라 등에서 온 사람들 1만명 난민촌 형성

-물·음식 구하려고 리오그란데강 건너

-"강제추방 없다" 바이든 온건한 이민정책에 '캐러밴' 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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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와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 입국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이 난민촌을 형성하고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사진은 이민자들이 식량을 구하려고 인근 리오 그란데 강을 건너는 모습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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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미국 텍사즈주 델리오가 매일 수 천명씩 밀려드는 이민 희망자들로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국경장벽에 반대하며 온건한 이민정책을 펴 온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국경 문제에 봉착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와 멕시코 시우다드아쿠냐를 잇는 다리(인터내셔널 브릿지) 밑에서 이민 희망자들이 난민촌을 형성하고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는 이곳에 몰려든 이민 희망자 수가 이미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중남미 카리브해 섬나라인 아이티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불안한 국가 정세와 잇단 지진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자 희망을 찾아 막연히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외에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 등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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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델리오 인근에 입국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이 모여 있다. 임시보호소가 설치돼 있지만 수천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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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 순찰대를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다리 밑 임시 보호소에는 이동식 화장실과 식수대 등이 설치돼 있는데 수천명이 한꺼번에 몰려 들면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수 천명이 더 몰릴 전망이어서 현장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을 희망하는 난민들의 생활은 참담하다. 다리 밑에서 잠을 자고 열악한 위생 상태에 놓여 있다. 식량·식수가 부족한데다 최고 37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까지 견뎌야 한다. 멕시코에서 먹거리를 구하려고 리오그란데강에 몸을 던지는 사람도 많다. 그늘을 차지하려고 대기자 사이에선 다툼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자 포용정책이 '캐러밴(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의 북상을 부추겼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반 이민정책'을 철회하며 미 남부 국경장벽 건설 예산 투입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불법 체류자에게 8년의 기간을 거쳐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이민법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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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넘어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이민자들이 물과 음식을 들고 리오그란데강을 건너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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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바이든 행정부 들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 오려는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에만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 수는 21만명에 달한다. 8월에는 멕시코 국경에서 8만6000여가구가 체포됐고 이 중 19%인 1만6200가구가 추방됐다.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미성년자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호자 없이 입국한 18세 미만 미성년 밀입국자는 곧바로 추방하지 않고 일단 시설에 수용,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CBP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2021년 7월 미 남서부 국경 순찰 과정에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한 미성년자 11만3000명이다.

불법 월경자 수가 최근 2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도보했다. 이번 델리오 이민자 급증 사태는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타격을 입은 바이든 행정부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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