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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비아파트 카드 꺼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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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아파트 공급 시기를 놓쳐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놓은 정부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도시형생활주택과 중대형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시설에 대한 규제 완화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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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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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급하게 발표한 3기 신도시 등에서 실제 아파트 물량이 공급되려면 적어도 6~7년 이상 걸리는데 그 틈을 메우기 위한 보완책으로 비아파트 주거시설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도생은 허용 전용면적 상한을 50㎡에서 60㎡로 늘리면서 방 3개에 거실까지 넣을 수 있게 했다. 기존에 1~2인 가구들만 살 수 있던 곳을 3~4인 가구까지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피스텔도 바닥난방 허용 전용면적을 85㎡에서 120㎡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주택도시기금 융자 한도를 높이고 금리도 인하하는 등 공급을 빨리 할 수 있는 장치들도 동시에 마련했다.

건설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내용을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놔두고 땜질식 처방을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이 집값을 잡기 위해선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정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겨우 정권 말기가 돼서야 부랴부랴 공급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정권 초기부터 시행했다면 시장 환경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의 경우 최근 공급물량이 많아지니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도생이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시설은 아무래도 아파트에 비해 주거환경이 떨어진다. 주차장도 부족하고 아파트에 있는 각종 커뮤니티 시설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가격은 비싸다. 정부의 발표에 대해 시민들이 ‘꿩 대신 닭이냐’는 반응을 내놓는 이유다. 이런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정부가 안타깝기 까지 하다.

이번 정부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만시지탄이 있지만 내년에 새롭게 들어설 새 정부는 이런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본질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부작용이 큰 미봉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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