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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극단적 선택' 자영업자 합동분향소 설치 놓고, 밤 늦게까지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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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에 내몰려 숨진 자영업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를 16일 오후 8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 앞에 설치하려고 하자 경찰이 막고 있다. 전국자영업비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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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단체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에 내몰려 숨진 자영업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를 16일 국회 앞에 설치하려고 했으나 경찰 제지로 무산됐다. 자영업자 단체는 이날 밤 늦게 국회 근처에 천막을 세우고 그 밖에서 추모 절차를 진행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비대위)는 사망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당초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설치하고 영업제한 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오후 1시부터 4개 부대를 투입해 국회 앞 인도를 차단하고 분향소 설치에 필요한 천막 등을 실은 배송업체 차량의 접근을 막아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했다. 자영업자비대위는 10여분 뒤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에서 분향소 설치를 재차 시도했지만 경찰 제지로 이마저 무산됐다.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최소 22명 이상의 자영업자가 최근 생을 마감해 이를 추모하는 1인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했다. 이마저도 막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서울시에 1인 분향소 설치에 관해 이틀 전(14일)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해 설치를 강행했다. 경찰이 ‘불법’으로 간주하고 막고 있는데, 이것이 불법이라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비대위는 오후 8시쯤 다시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 앞에 천막을 세우고 합동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자영업자비대위 소속 A씨는 “돌아가신 분들의 조문을 못하게 하느냐”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도 이날 현장을 방문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거리 두기 4단계로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가 전면 금지되고 있다. 해당 분향소 설치는 다수가 모여 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이자 집회·시위법 위반”이라고 제지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1인 분향소 운영이 1인 시위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설령 1인 분향소라 할지라도 실제로 현장에는 다수인이 모였다. 특히 국회 앞은 영등포구청이 집회·시위 금지 구역으로 고시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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