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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개입으로 재벌 체제 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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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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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4주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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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대규모 공적 자금을 동원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도운 것은 “금융주도 국유화”이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공개 압박하고 나선 상황에서 산은의 개입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이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과 영구 교환사채 3000억원 총 8000억원을 지원했다. 한진칼은 산은에서 받은 돈을 대한항공에 빌려주고 대한항공은 이 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종잣돈으로 쓴다. 산은은 영구채(3000억원)를 권리 행사하는 즉시 대한항공 최대 주주로 오른다.

홍석만 참세상연구소 실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두 항공사의 단기부채만 10조원에 육박하는데 산업은행이 만기 연장이나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양사 모두 곧바로 파산한다”며 이는 정부 자금을 투여해 대주주 손실을 만회한다는 점에서 “금융주도 국유화”라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양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자본을 확충해 합산 자기자본이 3조8400억원에서 6조3376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채 총액은 35조5764억원인데 부채 비율은 927%에서 56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산은의 개입은 두 항공사에 대한 “재무적 구조조정”이라고도 말했다. 재무적 구조조정은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노동력을 감축하는 작업이 동원된다. 아시아나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협력사 12곳의 직원은 총 2362명이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에서 밝힌 중복인력 집계에도 포함되지 않아 고용 유지가 불안한 상태다. 홍 실장은 “코로나19 팬더믹 위기 속에서 산은이 재무적 구조조정에 치우쳐 재벌의 지배체제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산은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두고 “변칙적 증자”라며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부당하게 선점하기 위한 위법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 회장과 대립한 3자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은 지난 4월 공식 해제됐다.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지분 10.66%를 사실상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진칼 정관은 신주발행은 ‘긴급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있을 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진칼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43.7%로 2018년 32.12%에서 약 12% 포인트 상승한 수준에 그쳤다. 김 대표는 “한진칼에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긴급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은 존재하지 않았고 아시아나항공 출자를 위한 재원조달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이 재원은 한진칼이 주주 공모 방식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돼 산은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를 시작해 오는 10월 말까지 경제분석을 마치고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3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결합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인 조치이므로 우리 경쟁당국이 앞장서 달라”며 조속한 심사 결정을 촉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는 “산은은 지난해 통합 결정부터 어딘가 쫓기든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고 밀실야합 졸속 결정으로 통합을 추진했다”며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승인 결정이 산은의 압박 효과라는 징후가 감지되면 법적 대응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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