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자영업자 극단 선택, 정부·국회 책임"…손실보상, 임대료 분담법 촉구

16일 오전 시민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회관에서 정부에 코로나19 관련 자영업자 지원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왼쪽부터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한상희 건국대 교수, 김남주 민변 변호사. [사진 제공 = 참여연대]

최근 코로나19 관련 경영난에 시달린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발생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정부에 자영업자에 대한 정당한 손실보상과 같은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을 촉구했다.

16일 오전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연구소는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자영업자에 대한 긴급 재정 지원을 즉각 시행하고 국회는 임대료 분담법을 즉각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김남주 변호사는 "정부가 방역의 책임을 자영업자들에게 잔뜩 지어 놨다. (일시적으로)오후 9시까지밖에 영업을 못하게 하던가 4인 초과 집합 제한, 심할 때는 2인 초과 집합 제한을 하는 아주 강력한 방역 조치들을 지어 놨다"면서도 "지난 7월 손실 보상 입법이 제정돼서 공포가 됐지만 소급 적용 되지 않고 그 대상도 매우 폭이 좁았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극단적 선택을 하시는 자영업자들을 보면 우편, 문자메시지 등으로 독촉에 시달린 경우가 많다"며 "채무로부터 면책돼서 새 삶을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된다"고 밝혔다. 최근 사망한 서울 마포구 호프집 사장과 관련해 "호프집 사장님 같이 매장이 크거나 사업 규모가 제법 있는 자영업자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 규모가 큰 자영업자를 보상에서 제외한 것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소상공인이나 또는 자영업자들은 '영업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넘어서 재산 그 자체가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은 헌법 23조가 보장하는 국가의 국민의 재산권 보호 또는 국가의 정당한 보상 규정이 적용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의 건전성'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주문했다. 한 교수는 "'재정 건정성'이 절대 목적은 아니다. (정부의 목적은)그것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우리 국민들의 생활상의 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그간 상인들의 호소는 충분했다. 청와대 앞, 국회로도 갔었고 여러 정당을 만났다. 그런데 정치권과 정부가 이들을 끝까지 외면했다"며 "지금의 비극은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계 상황에 몰려있는 중소상인·자영업자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상가임대료 대책이 절실하다"며 "임대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손실보상과 긴급대출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자영업자 대다수가 상가 임차인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금은 임대인에게 고스란히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코로나19 방역지침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촛불 시위'를 개최한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영등포경찰서는 김성우 회장을 지난 14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10일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 앞에서 벌인 정부의 헬스장 방역지침에 항의하는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이 협회는 집회 인원을 9명으로 신고했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집회 관련 글을 본 체육시설 업주들이 집회 장소로 모여들면서 수백 명이 민주당사 앞에 모였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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