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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코로나 걸렸는데 구충제 미처방”…美, ‘이버멕틴’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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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시민운동가, 코로나19로 병원 입원해 치료받다 2주만에 ‘사망’

구충제 처방 요구했으나 병원측 거부…퇴원요구 했으나 안 들어줘

병원측 “FDA·CDC 지침에 충실” 이유…구충제 지지자들 항의시위

미국서 ‘이버멕틴 처방’ 치열한 논란…이번 사건에 논란 ‘일파만파’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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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시민운동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병원 측에 미국 당국이 승인한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의 처방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이 처방을 거부한 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 그래도 현재 미국 내에서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해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논란이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USA투데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의 시민운동가 베로니카 월스키(64)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증세로 입원한 지 2주 만에 사망했다.

베로니카는 시민 자유와 자결권을 주장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및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시카고 아미타 헬스센터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다가 상태가 악화하자 베로니카와 가족들은 병원 측에 구충제 이버멕틴의 처방을 요구했다.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연방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충실히 따르고자 한다”며 이버멕틴의 처방을 거부했다.

또한 병원 측이 베로니카의 퇴원에도 동의해 주지 않자 그의 가족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베로니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병원 앞에 모여 “이버멕틴을 처방하거나 다른 병원 또는 다른 의료진에게 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병원에 수백 통의 전화와 이메일로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베로니카에 대한 이버멕틴 처방과 퇴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베로니카는 입원 2주 만에 사망했다.

병원 측은 베로니카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로 인한 폐렴 및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추정하면서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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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버멕틴.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버멕틴은 1970년 구충제로 개발돼 사람과 동물의 기생충 감염 또는 머릿니, 옴 등 피부 감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 약품은 코로나 백신 공급난을 겪은 인도·브라질 등에서 치료제로 사용됐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사멸시키고 치사율을 최대 8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임상 실험 결과까지 나왔다.

미 오하이오주 법원은 지난달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이버멕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약품 사용을 지지하는 이들은 “생명이 위급한데 치료 효과가 분명한 약물 사용을 막아야 할 이유가 있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 FDA와 CDC 등은 이버멕틴이 과다 복용 시 구토·설사·저혈압·두통·어지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등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용에 반대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 이버멕틴의 코로나 관련 처방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적잖이 일고 있었다.

그러다가 베로니카의 사망이 이버멕틴 사용 여부에 대한 논란을 더욱 크게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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