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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쳤을 전국 옛길 6개소, 명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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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통치 목적 건설된 역로…선조들의 삶 담겨

뉴스1

창녕 남지 개비리 옛길 현황.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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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선조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전국 옛길 6개소가 문화재 된다.

16일 문화재청은 '삼남대로 갈재', '삼남대로 누릿재', '관동대로 구질현', '창녕 남지 개비리', '백운산 칠족령', '울진 십이령' 총 6개소의 옛길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과거 옛길은 고려시대 통치의 목적으로 건설된 역로(驛路)로 조선시대로 이어지면서 국가의 중요한 시설로 여겨졌다.

조선 후기에는 상업이 발달하면서 물자의 교류가 활발해졌고, 이용이 빈번한 도로가 대로로 승격되며 9개 대로 체계가 완성됐다. 삼남대로, 관동대로, 영남대로, 의주대로 등의 간선도로는 한양을 중심으로 전국을 연결했으며, 점차 민간교역로의 기능을 맡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대부분의 옛길이 신작로로 바뀌는 과정에서 길이 확장되고 가로수가 세워지면서 본래 모습을 잃게 됐다. 남은 옛길마저 후대에 임도(林道)로 사용되면서 훼손된 경우가 많아 오늘날 남아있는 옛길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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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대로 갈재 정상.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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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옛길은 '예전부터 다니던 길' 또는 '옛날에 존재했던 길' 등의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명승으로 지정되는 옛길은 단순히 시간과 공간의 의미만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부단한 교감의 결과"라며 "나아가서는 길에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문화, 역사, 전통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어 선조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번 '삼남대로 갈재' 등 6개소의 옛길은 문화재청의 '옛길 명승자원조사' 결과와 관계전문가,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발굴한 옛길 잠재자원 21개소 중 현지조사, 문화재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추진했다.

그중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삼남지방(충청·전라·경상)으로 가는 길로, '삼례~전주~태인~정읍~나주~강진'을 거쳐 해남의 이진항에서 제주에 이르는 약 970리 길을 말한다.

'삼남대로 갈재'는 고려시대 현종이 나주로 몽진할 때 이용한 삼남대로의 대표적 고갯길로, '신증동국여지승람', '호남읍지', '동여도' 등 각종 지리지와 고지도에 '노령'(蘆嶺), '갈령'(葛嶺), '위령'(葦嶺) 등으로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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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여도에 나온 갈재.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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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를 구분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조선 시대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지났다는 기록을 통해 이곳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송시열이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사사되기 전 마지막 여정이 갈재였으며, 동학농민군이 장성에서 대승을 거두고 곧바로 정읍으로 향하기 위해 갈재를 넘었다고 한다.

길 가운데 축대가 조성되어 마차와 사람들이 다녔던 경로가 구분되고, 돌무지가 회전 교차로의 역할을 하는 등 과거 교역을 위해 활발히 이용되었던 옛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정읍과 장성을 연결하는 돌길, 흙길의 형태가 잘 남아 있고, 고갯길 정상에는 부사 홍병위 불망비가 위치하는 등 옛길을 따라 다양한 문화유산과 함께 주변에 참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등이 우거져 경관적 가치 또한 크다.

문화재청은 옛길 6개소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 '구룡령 옛길'등 명승으로 지정한 옛길 6개소를 대상으로 옛길별로 이야기 자원을 발굴하고, 상시프로그램·각종 행사·미디어콘텐츠 개발 등 옛길별로 특색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상품화를 추진한 바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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