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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치매 어르신 내집 같이 생활하도록…서울시 ‘치매전담실 디자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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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집과 비슷하게 설계…공용공간 활용 극대화

시립노인요양센터 2곳 적용, 추후 민간영역 확대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치매 어르신의 신체·정신·사회적 특성을 맞춤형으로 고려한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노인요양시설 내 설치되는 치매 전담실은 기존 요양시설보다 더 넓은 1인당 생활공간과 공동거실을 갖추고, 전문 요양인력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치매어르신들의 전용 생활공간이다.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된 이후 노인요양시설 내 치매전담실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환자 수는 84만 명, 유병률은 10.3%에 이른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2025년엔 107만명, 2050년엔 30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시는 공용요양시설을 중심으로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적용하고, 추후에 민간영역으로까지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디자인은 공용공간(공동거실 등), 개인공간(생활실), 옥외공간 등 치매전담실 내 모든 공간을 최대한 ‘집’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병원이나 시설 같은 느낌을 최소화하고, 어르신들 간 즐겁고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도록 공용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데일리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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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어르신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동거실은 누구나 접근이 수월하도록 치매전담실 중앙에 배치한다. 거실 한 켠에는 간이주방을 배치, 식사시간마다 밥 짓는 냄새가 나도록 함으로써 어르신들이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후각 자극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어르신들의 ‘방’에 해당하는 생활실에는 집집마다 걸려있던 문패처럼 어르신의 이름과 사진이 붙어있고, 생활실마다 손잡이 색깔이 모두 달라서 어르신 혼자서도 찾아가기 쉽다. 1인실인 ‘가족실’은 멀리 사는 가족이 면회 왔을 때 하룻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시는 이번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와 시립서부노인요양센터 2곳에 첫 적용했다. 설치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달 중순 운영에 들어갔다. 향후 건립 예정인 시립실버케어센터와 기존 노인요양시설을 치매전담형으로 전환(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서울형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치매전담실 디자인이 단순히 환경 개선의 의미를 넘어 일상의 환경 인권을 지킬 수 있는 도구로의 역할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설 종사자 등 다양한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디자인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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