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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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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경영 배제·모빌리티 대수술..."10년 성장방식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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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단폭격'에 백기든 카카오]김범수 '사회적 책임 강화'로 변화 시도

김범수 직접 나서며 자구책 속도

지주사는 교육 등으로 업종 바꿔

조만간 정관 변경 작업 착수할듯

택시 사업자와 상생협의회도 구성

계열사 자율 원칙은 최대한 존중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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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사업 철수와 김범수 의장의 개인회사 쇄신 등 카카오가 14일 내놓은 상생안은 최근 당정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비판적 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1차 상생안이다. 전체적인 방향이 설정된 만큼 앞으로 구체적인 상생 방안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 스스로도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큰 틀에서의 전략 변화를 예고했다. 김 의장은 이번 상생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고수해 온 계열사 자율 원칙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각 계열사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려 사업을 펼치는 전략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갈수록 논란이 커지자 김 의장이 직접 나서 계열사에 상생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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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주사’ 케이큐브홀딩스, 가족 모두 경영에서 손뗀다=김 의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를 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0.6%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김 의장에 이은 카카오 2대 주주로 사실상 카카오 그룹 지주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장의 부인 형미선 씨가 임원으로 등재됐고 자녀들도 근무하고 있어 경영 승계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최근에는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일부 내용을 누락, 허위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의장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회사 업종을 미래 교육, 인재 양성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영리보다는 공익 사업에 주력하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조만간 정관 등 변경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가족을 비롯한 친인척 모두 회사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부인 형 씨와 자녀들은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의장은 그동안 재산 절반 기부를 결정하고 공익재단 ‘브라이언임팩트’를 설립하는 등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며 “케이큐브홀딩스 전환도 사회 공헌의 연장선상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등 모빌리티 대수술=카카오가 문어발 확장 및 독점 폐해 집중 포화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였다. 택시 호출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은 물론 소비자들과도 수수료 및 요금 갈등을 일으킨데다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일으켰다. 카카오는 이번 쇄신안에서 사용료 인상으로 논란을 빚었던 ‘스마트호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스마트호출은 웃돈을 얹어 택시 배차 성공률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기존 정액제 1,000원을 적용해 오다 최대 5,000원까지 오르는 탄력요금제로 변경하려다가 택시기사·이용자 모두에게 뭇매를 맞고 백지화한 바 있다. 또 택시기사들의 배차 효율성을 높여주는 ‘프로멤버십’ 요금은 기존 월 9만 9,000원에서 월 3만 9,000원으로 인하한다. 이용료 논란이 일었던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아예 없애버리거나 멤버십 가격을 기존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이른바 ‘브랜드 택시’라고 불리는 가맹택시 사업자와의 상생 협의회도 구성한다. 서울에서만 100여 개 택시 운수사업자가 참여한 협의체가 이미 발족했고, 앞으로 지역별로도 협의회를 구성해 전국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논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리운전 수수료 체계도 개편한다. 기존에 20%의 고정 수수료를 부과하던 것을 바꿔 수요 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적용한다. 또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상생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골목상권 진출 논란이 있었던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철수한다. 다만 해당 서비스를 연계해 온 파트너 사업자에게 미칠 사업적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예정이다.

◇헤어숍·스크린골프 등 추가 대책 검토=카카오는 상생안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 등 정보기술(IT) 혁신과 이용자 후생 증진에 적합하지 않은 사업들에 대해 정리·철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상생안에서 스크린골프·헤어숍 등은 철수 혹은 축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방적인 사업 철수는 오히려 영세 사업자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 카카오 측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골프 사업은 가맹점들이 그동안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앞세워 사업을 키워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카카오 사업 철수는 오히려 영세 사업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헤어숍도 기존 수수료 정책에 맞춰 비용을 지불한 업체들 입장에서는 카카오 이탈이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입점 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쪽으로 쇄신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배차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호출 관련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대한 검증 요구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새로운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방향성을 공개했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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