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부흥과 세계 교회 성장을 주도하며 개신교 선교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14일 아침 7시13분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사진은 1987년 알폰신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기념촬영하는 조 목사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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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에서 출발해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로 거듭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폭발적 성장은 조용기 목사가 제시한 ‘삼중축복’에 바탕을 뒀다. 삼중축복은 영혼의 죽음, 환경의 저주, 육신의 질병과 사망이라는 삼중형벌에 갇힌 인간이 예수를 믿음으로써 영혼의 축복을 받고 모든 저주에서 해방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가난했던 시절 많은 한국인이 영혼을 구원해 주고 부자가 되도록 축복해 주며 건강도 지켜 준다고 이야기하는 삼중축복에 매료됐다.
삼중축복을 두고 교계 일각에서는 성서에 근거하지 않은 기복신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조 목사가 방언(方言·성령에 의해 말한다는 내용을 알 수 없는 말)을 강조하면서 이단 논란이 불거진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조 목사의 목회가 지치고 힘들었던 한국인에게 희망을 제시했고 이것이 교회의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조 목사는 1976년에는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을 창설해 해외 개신교계에도 교회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전파했다. 조 목사가 선교에 나섰던 국가만 70여 개국에 이른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이 14일 세상을 떠난 조 목사의 장례를 한국교회장으로 치르기로 한 것 역시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조 목사가 한국 개신교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원로 목사라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교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고(故) 조용기 목사님은 20대인 1958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해 60여 년간 목회하면서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룬 능력의 목회자였다”면서 “특히 산업화 시대, 실향민이 서울로 집중되는 변화의 시기에 십자가 복음을 통한 삶의 변화와 긍정적 삶의 가치를 가르침으로써 모든 국민에게 희망으로 세상을 이길 용기를 갖게 했다”고 돌아봤다.
한교총은 또 “조 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선한사람들(현재의 굿피플) 설립과 헌혈운동, 소년소녀가장 돕기, 4,704명의 심장병 어린이 무료시술, 평양 심장병 병원 건립 추진, 국민일보 창간 등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며 한국교회를 위한 큰 족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한교총은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아서 18일로 예정된 장례예배를 준비하기로 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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