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당시 국민의당 의원)과 조성은씨가 2018년 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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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최초 보도 시점과 관련해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만 들으면 뉴스버스가 윤 전 총장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한 시점을 두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상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박 원장과 해당 의혹과 관련해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조씨의 기존 주장과 배치된다.
조씨는 이날 SBS뉴스에 출연해 의혹이 보도되기 전 박 원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이 박 원장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날짜나 기간 때문에 저에게 자꾸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는데, 사실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제가 배려 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냥 (최초 보도 매체인 뉴스버스의) 이진동 기자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한 날짜고, 그래서 제가 (언론에) '사고'라고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2일은 뉴스버스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한 날짜인데, 조씨는 8월 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식사를 함께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대선캠프는 조씨가 뉴스버스에 처음 제보한 시점은 7월 21일이라는 점에서 이후 언론 보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박 원장과 상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에 야권은 '박지원 게이트'라는 표현을 사용해 정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발언 직후 인터뷰 진행자가 "박 원장에게는 이건과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해 주시는 것이냐"고 물었고, 조씨는 "그럼요"라며 "(박 원장과 윤 전 총장이) 이전부터 친분이 있으신 걸로 알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박지원이랑 윤석열이랑 어떤 관계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얘기할 수 없었다는 거죠"라고 거듭 확인하자, 조씨는 "네"라고 말했다.
조씨가 박 원장의 의혹 보도 관여 가능성을 둘러싸고 상충되는 답변을 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인터뷰 과정에서의 단순한 착오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해당 인터뷰 영상이 이날 밤 SBS 유튜브에 올라온 지 2시간여 만에 국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에는 문제의 발언만 발췌한 동영상과 텍스트가 게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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