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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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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급성 심근경색 '골든타임' 중요…이송 체계, 스텐트 개선으로 생존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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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휘 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장 혈관(관상동맥)이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주범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심장이 멈추면 뇌를 비롯한 전신의 장기가 망가져 10명 중 3~4명은 끝내 사망한다. 조기 진단과 빠른 이송, 응급 치료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용휘(49) 교수에게 급성 심근경색의 최신 치료 전략을 들었다.

중앙일보

박용휘 교수는 “우리나라의 스텐트 시술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통증·소화불량 등 급성 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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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경남 지역은 심장 질환 사망률이 높다.

A : “경남 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35.6명으로 부산(36.1명), 울산(35.9명)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2019년 기준).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협심증) 막혀(심근경색)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장 질환은 초기 처치가 중요한데, 경남 지역은 치료 가능한 대형병원이 드물어 이송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인구 밀집도가 낮아 곳곳에 큰 병원을 세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Q : 낮은 의료 접근성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A : “심장 질환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 가슴 통증과 같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가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 소화불량과 체력·식욕 저하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집 근처 병·의원을 찾았다가 심장병이 의심된다며 대형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더 많다. 젊은 층은 건강을 자신하다가, 고령층은 정보 부족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질환자·흡연자 등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라면 사소한 증상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Q : 급성 심근경색은 얼마나 위험한가.

A : “급성 심근경색 발병 시 최대한 신속하게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심인성 쇼크로 악화해 생존율이 30% 이하로 뚝 떨어진다. 설령 생존하더라도 한번 손상된 심장 근육은 회복되지 않아 장기적인 사망 위험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다.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의 1년 사망률은 10%가량으로 5년간 생존할 확률이 50%밖에 되지 않는다. 예방과 조기 진단·치료를 강조하는 이유다.”

Q : 어떻게 치료하나.

A : “급성 심근경색의 표준 치료는 스텐트 시술이다. 가슴을 여는 대신 허벅지·손목·손등 혈관을 통해 그물망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하고 이를 막힌 부위에서 벌려 혈관을 뚫는 치료법이다.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면 생존율 향상은 물론 심장 기능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빠른 처치가 가능하고 환자의 신체·경제적 부담이 적어 우리나라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90% 이상에서 스텐트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Q : 시술 과정이 복잡할 것 같은데.

A : “컴퓨터단층촬영(CT)과 초음파 기기의 발전으로 보이지 않는 혈관의 내·외부 상태를 면밀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스텐트의 재질·크기가 다양해지고 시술 후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약물 방출형 스텐트’가 도입되면서 부작용 위험도 크게 줄었다. 시술 방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허벅지 혈관(대퇴동맥)을 통해 스텐트를 삽입했지만, 지금은 손목 혈관(요골 동맥)을 통한 스텐트 시술을 우선 고려한다. 상대적으로 혈관 크기가 작아 출혈 위험이 적고, 시술 후 누워 있지 않아도 돼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심인성 쇼크 환자에게 ‘에크모’ 등을 활용한 체외 순환과 스텐트 시술을 병행해 생존율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Q : 환자 이송 체계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A : “우리 병원을 비롯해 지역별로 권역 심뇌혈관센터가 개소하면서 이송 인력 교육과 치료 장비 확보 등 생존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어렵다 보니 생존율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경남 지역의 1·2차 병원과 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통합의료벨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의 진단 영상을 모바일·PC로 공유해 센터로 이송되기 전 환자 상태에 맞춰 인력·장비를 미리 세팅하는 통합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병원 도착 후 시술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만큼 생존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뇌·호흡기 질환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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