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캡처 원본이면 의혹 증거”
“尹지시·묵인있었다면 검찰권 남용”
국민의힘, 의혹이 ‘블랙홀’될까 염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0일 고발 사주 의혹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웅(사진) 의원실을 본격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야권을 통해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대선 정국의 변수로 부상하면서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
아울러 이같은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의 이진동 발행인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캠프는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이 쉽지 않으니 매체와 제보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2일 첫 보도가 나온 이후 8일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한 셈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이 사안을 제보한 당사자와 텔레그램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담당관으로부터 받은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건네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안 제보자는 대검 감찰부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한 상태다.
아울러 이진동 발행인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 검찰이 야당 측에 고발장 등을 전달한 통로인 ‘텔레그램’ 메시지에 조작 정황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진 일을 거론한 후 “(메시지가)원본으로 드러나면 (보도의)증거가 나오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지시·묵인이 있었다면 명백한 검찰권의 남용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보복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 발행인은 문제의 텔레그램 캡처 화면이 조작·변형이 아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남은) ‘손준성 보냄’이라는 글에서 볼 수 있는 손준성은 법조인으로 봐야 한다. 법조인 대관에 담긴 인물 2만6000명 중 손준성은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한 명 뿐이기 때문”이라며 “법조인들도 문서의 어휘, 문체, 양식을 보면 대부분은 ‘검사 손 씨’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도 (텔레그램 캡처가 원본이라는데)소극적으로 인정을 했다고 본다”며 “윤 전 총장 캠프도 텔레그램 메시지가 원본으로 확인되면 이 자체가 증거라는 점을 알고, 이를 대비해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찰총장에게)다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행인은 이번 고발 사주 의혹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한 명이 했느냐, 여러 명이 조직적으로 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역할 분담이 이뤄져 자료가 꾸려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제보자 실체를 놓고는 “한 분이 전날 JTBC에서 ‘(내가)뉴스버스에 알렸다’는 말을 직접 하신 만큼, 그 분과 뉴스버스의 제보자는 동일하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다만, (더 이상)말하는 자체가 제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기에 밝히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전략통인 김재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공명선거단을 꾸려 대응에 들어갔다. 공명선거단 산하에 고발 사주 의혹 등을 살펴보는 검증특위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혼란상이 이어질수록 여권의 공세에 대응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지지층의 이반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정윤희 기자·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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