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구팀,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 분석
“운동, 영양·우울증 관리, 복용약 조절, 집안 위험요인 제거 등”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 대조군보다 생존비율 1.3배 높아”
“노년층, 프로그램 통해 요양병원 안가고도 집에서 일상생활”
건강한 노년.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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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대수명이 100세에 가까워지는 이른바 ‘백세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건강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쇠한 몸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우울한 노년이 아닌, 집에서 일상생활을 누리면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황혼을 맞기를 바란다.
그런데 70대 후반 노인이 6개월 동안 운동과 영양 관리, 복용약 조절 등을 실시하면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일상생활을 누리는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낼 수 있으며,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팀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균 나이 77세의 노인 380여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 특화된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노쇠는 신체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상태를 말하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제의 구조와 기능이 자연스럽게 퇴화하는 ‘노화’와는 다르다. 노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비정상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노화와 달리 노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8월~2017년 1월의 기간 동안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받은 노인 187명과 참여하지 않은 노인 196명으로 그룹을 나눠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의료진과 함께 꾸준히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30개월 간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비율은 각각 87%와 64.9%로, 두 그룹 간에 약 1.3배 차이가 났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기간은 평균 약 28.5개월인 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들은 약 23.3개월로 5.2개월 정도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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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노인 맞춤 그룹 운동 ▲영양 관리 ▲우울증 관리 ▲복용약 조절 ▲집 내부 위험 요인 제거 등으로 노인 특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노인 맞춤 그룹 운동’은 ▲스쿼트‧플랭크 등 근력 운동 20분 ▲한 쪽 발 들고 서 있기 등 균형 운동 20분 ▲빨리 걷기‧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20분 등 1회당 60분을 일주일에 두 번씩 매달 강도를 조금씩 늘려가며 실시했다.
‘영양 관리’는 노년층이 부족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위해 탄수화물‧단백질‧필수 아미노산‧지방 등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두 번씩 섭취할 수 있도록 영양 식품을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제공했다.
‘우울증 관리’는 미국정신보건연구원에서 개발한 우울증 검사(CES-D) 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진이 한 달에 한 번씩 상담 관리를 하고 필요 시 약제를 처방하거나 약물 복용도 관리했다.
‘복용약 조절’과 관련해서는 여러 만성 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복용약을 통합적으로 관리했다.
‘집 내부 위험 요인 제거’와 관련해선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집에 방문해 집 내부에서 낙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지역 사회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 손잡이, 낙상방지 슬리퍼 등 필요한 물품을 설치했다.
장 교수는 “의료진과 함께 전문적으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신체·정신 건강, 외부 환경 등을 세밀하게 종합적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노년층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 사회와 협력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에 최근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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