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군인은 고려 안했나…PX에선 못써 대안은?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국민지원금 군인 신청·지급 방안' 국민지원금 신청 다음날 뒤늦게 시행, 지역사랑상품권이 유일한 대안]

철책점검하는 군인들/사진=뉴스1

정부가 군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소득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코로나19 국민 상생 지원금'(제5차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받았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대응 방안을 내놨다.

국민지원금 신청을 앞두고 온라인상에는 군인 가족들의 국민지원금과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게다가 군인들이 개별 신청을 한다 해도 사회와 격리돼 복무하는 특성상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대리인이 없는 경우 사실상 제대 후에도 사용이 가능한 지역사랑상품권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7일 '국민지원금 군인 신청·지급 방안'을 각 부대와 자치단체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청 하루 다음날이 돼서야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전까지 재난지원금은 세대주가 가구 전체의 지원금을 신청해 지급받아 큰 논란이 없었다. 반면 이번 재난지원금은 개인별로 신청해야 한다. 특히 장교나 부사관보다 병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직접 신청이 불가피하면 군인도 위임장을 작성해 대리인(부모 등)에게 우편으로 발송하고, 대리인이 주민센터를 방문해 군인의 지원금을 대리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복무 중인 군인들의 개별 우편물 발송은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뒤늦게 이날 내놓은 방안에서 군인의 경우 위임장을 촬영한 사진과 복무 중인 부대에서 발급받은 현역복무확인서를 촬영한 사진을 제시하면 대리신청이 가능하도록 서둘러 바꿨다.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한 병들도 재난지원금을 본인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접근성이 높은 군마트(PX) 등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휴가나 외출을 나가도 입대 전 거주지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지자체가 아니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지역사랑상품권도 지역 제한이 있긴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입대 전 주민등록 기준인 서울에서 거주하다 현재 강원도에서 복무 중이라면 서울 지역에서 사용해야 한다.

사용기한도 문제다. 이번 재난지원금 사용기한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해상근무를 하거나 최전방 감시초소에서 근무하는 군인 등은 휴가 등이 제한돼 사용기한을 넘어설 수 있다. 대리인이 없다면 사실상 제대 후 사용 가능한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이 대안이다. 지역사랑상품권 유효기간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은 PX에서도 사용할 수 없고, 지역제한이 있어 재난지원금 사용에 제약이 있다"면서 "사용기한도 올 연말까지로 제한이 있지만 불가피하게 사용이 어렵다면 제대 후에도 이용이 가능한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는 게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민지원금 사용가능 업종은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미용실, 약국, 병원, 안경점, 의류점, 학원 등이며 각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다. 편의점과 빵집, 카페, 치킨집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도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국민지원금 온라인 신청 첫 날인 전날 507만명에게 1조2666억원이 지급됐다. 전 국민의 9.8% 수준이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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