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한 군사기지에 머물고 있는 하메드 아마디가 지난 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린 아프간 난민들에게 배급된 식사 도시락. [사진 아마디 트위터] |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 텍사스의 군사기지에 수용된 한 아프간 난민이 부실한 도시락 사진을 올리면서 미국 네티즌들이 설전을 벌였다.
지난 2일(현지시각) 텍사스 엘파소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난민인 하메드 아마디(28)는 트위터에 배급된 도시락 사진과 함께 “불평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지난밤 내가 먹은 저녁 식사고 다음 식사는 12시간 후”라고 올렸다. 이어 “난민의 삶은 안전할지 몰라도 결코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아마디가 공개한 사진에는 과일 몇 조각과 닭고기 두 조각이 전부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그의 사진에 1만5000개 넘는 댓글을 달며 논쟁했다.
댓글에는 “아프간에서 당신들을 구하고 음식을 주기 위해 세금을 지불하는데 불평을 하냐”, “아프간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하길 바란다”, “5성급 호텔에 묵길 원하냐” 등 비판이 줄을 이었다.
반면 “그가 불평한 것이 아니라 그 식사는 부끄럽고 부적절했다”, “불평할 만 하다. 난민들도 더 나은 식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응원하고 있다”는 댓글도 달렸다.
아마디는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4일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글은 불평이나 비판을 하기 위해 올린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아프간 난민들이 정말로 원치 않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트위터에 글을 길게 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설명을 했을 것”이라며 “이것이 진짜 난민 생활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인디펜던트는 아마디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저널리스트이자 학자로 활동하고 있었으나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형이 사망했고 여동생도 지난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그의 또 다른 여동생이 과거 경찰로 근무했던 경력 때문에 현재 아프간에서 숨어지내고 있다고 트위터에서 밝히기도 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을 탈출해 미국으로 향한 3만명 이상 난민들이 위스콘신과 텍사스의 군사기지에 수용돼 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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