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서 잇달아 중국 견제론…환구시보는 '양보말라' 주문
유럽의회 회의 모습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최근 유럽의회발 대 중국 견제론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모양새다.
미국과 더불어 서방그룹의 한 축을 차지하는 유럽은 중국과 깊이 엮인 개별국가들의 경제관계 때문에 대 중국 전선에서 그동안 좀처럼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으나 최근 유럽의회발로 강경 목소리가 조금씩 삐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회의 대 중국관계 대표단장인 라인하르트 뷔티코퍼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온건한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연합(EU)-중국 관계를 일방적으로 지배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EU가 중국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6일 소개했다.
또 지난주 유럽의회 외교위원회는 대만을 지지하는 내용의 보고서 초안을 통과시켜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보고서 초안은 EU의 대만 주재 대표부 역할을 하는 기관 명칭을 '타이베이 주재 EU 무역사무소'에서 '대만 주재 EU 사무소'로 변경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았고,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과 하나의 중국 원칙, 중국-유럽 수교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발끈했다.
이런 가운데, 파비오 마시모 카스탈도 유럽의회 부의장은 EU가 침략성이 점점 커지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유럽 일부 개별국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EU 내 중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독일에서는 독일산업연맹 회장이 최근 유럽 기업이 중국과 거래할 때 인권과 같은 '레드 라인'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중국이 누리고 있는 유럽 시장 접근권에 보다 엄격한 조건을 설정하도록 EU에 요청했다.
거기에다 대만대표처를 개설한 리투아니아는 최근 주중대사를 소환하며 중국과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강경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6일자 사설은 자국 정부에 유럽과의 경제관계를 지렛대 삼아 유럽의 압박에 물러서지 말 것을 주문했다.
환구시보는 얼마나 많은 독일 자동차가 중국 거리를 달리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프랑스 화장품을 중국 여성이 사용하는지, 중국자본 유입으로 유럽에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겼는지 보라면서 중국-유럽관계의 가장 실질적인 부분은 경제-무역 협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유럽이 중국에 따라잡힌다는 초조감을 느끼면서도 중국과의 갈라짐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중국은 중국-EU 관계의 기본 성격과 전망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며 유럽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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