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일부 카드사 신청자 몰려… 사이트 먹통에 대기만 30분
수수료·정보수집 이익에 신청자 유치 각축전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시장 내 가게에 붙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문구.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득 하위 88%의 국민에게 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5차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지원금은 시행 첫 주의 경우 요일제 원칙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 1·6은 6일, 2·7은 7일, 3·8은 8일, 4·9는 9일, 5·0은 10일 온라인 신청을 받는다. 온라인 신청 창구인 카드사와 은행, 핀테크 업체 등은 신청자 확보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마련하고 홍보에 나섰다. 이들이 이처럼 신청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지원금 사용에 따른 수수료 수익은 물론 시장 점유율 확대와 데이터 확보를 통한 이익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첫날 일부 카드사 신청자 몰려… 사이트 먹통에 대기만 30분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신청 첫날이자 출생연도 끝자리가 1 또는 6인 국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6일 신청자가 몰리며 일부 카드사와 은행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등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일부 앱에서는 ‘해당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공지가 뜨기도 했다.
신한은행 앱 내 국민지원금 신청 페이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기 인원이 3800명에 달했고 예상 대기 시간은 30분이었다. 직장인들의 접속이 늘어나는 점심시간이 되자 대기 인원은 더 늘어 오후 1시 기준 9400여명이 접속 대기를 하기도 했다. 앱뿐 아니라 온라인 홈페이지 역시 접속이 어려웠다. 국민지원금 신청 페이지에 접속하려고 하면 화면이 하얗게 변하며 진행이 되지 않는 ‘화이트 아웃’ 현상이 이어졌다. 다행히 오후가 되자 대기 인원이 줄고 앱과 홈페이지 모두 접속 지연이 해소됐다.
현대카드 역시 이날 오전과 점심시간 동안 모바일 앱에서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앱 실행에만 수 분이 걸리고 로그인이 진행되지 않거나 페이지 로딩이 지연되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카카오뱅크 등도 한 때 접속이 지연됐으나 각 사가 오류 해결에 나서며 지연 현상이 해소됐다.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신청 첫날인 6일 오후 1시 신한은행 모바일 앱 내 지원금 신청 페이지 접속 대기자 수가 9400명대에 달했다. 신한은행 모바일 앱 화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카드 이용 수수료·정보수집 이익에 신청자 유치 각축전
카드사와 금융 플랫폼들은 국민지원금 신청을 앞두고 일찍부터 홍보전을 펼치는 등 신청자 유치에 나섰다. 신청 알림 서비스와 이용내역·잔여 금액을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동네마다 지원금 이용이 가능한 가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목록 또는 지도를 제공하는 등 국민지원금 이용 편의를 높이는 각종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사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곳도 있다.
카드사와 은행, 핀테크 업체들이 이처럼 신청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차적으로는 국민지원금을 자사 결제 수단을 통해 이용할 경우 발생할 수수료 이익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인프라 구축 비용 등으로 카드사의 수익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 재난지원금에는 이 비용이 줄어 지난해보다는 손실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이용처가 백화점·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중소가맹점들이고 재난지원금 대상이 전 국민이 아닌 데다 핀테크 업체들도 지원금 사업에 뛰어들며 나눠 가질 수 있는 파이의 조각도 줄어 수수료 수익으로 큰 이익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많다.
수수료 수익 외에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소비자 데이터 축적 및 이용이다. 소비자가 국민지원금을 신청한 카드를 주로 사용하게 되면 잠재고객 확보 및 점유율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고객의 카드 이용 데이터와 위치정보 등을 확보해 추후 상품·서비스 출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카드사에는 소비데이터가 중요한 자원인 만큼 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경쟁사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마케팅에 나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