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도
30일 예고 거쳐 문화재 지정될 듯
“그대에게 하나 당부해 두는데 이제부터는 결코 슬픈 애처로운 문구를 편지에 쓰지 말아 주게. 나의 일에 대해서는 여하튼 나의 생각이 있으니 안심해 주게. 집안사람에게는 말할 것까지도 없고 친척 친우들에게도 가능한 한 태연하게 있어 주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중략) 모두 별고 없는가? 나는 강건하다.”
김지섭 의사가 동생에게 쓴 옥중 편지 중 일부
의열단원이었던 김지섭 의사. 문화재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924년 1월 5일 일본 도쿄 왕궁 입구의 이중교에 수류탄 3발을 던지고 투옥된 의열단원 김지섭은 같은 해 10월 31일 동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문화재청은 6일 김지섭 의사가 옥중에서 동생과 부인에게 보낸 편지 4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밝혔다. 항일 투사 김지섭의 진솔한 내면세계와 인간상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의열단은 1919년 조직된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로 항일독립 사상을 고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24년 김지섭 의사가 동생 김희섭에게 보낸 서한. 문화재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판결 언도일을 앞둔 상황에서도 그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편지에서는 투옥된 동지에 대한 걱정, 아들에 대한 애틋함, 가족에 대한 염려를 엿볼 수 있다. 아내 권석희에게 보낸 유일한 한글 편지에서는 그가 수감된 일본까지 면회를 오려는 아내를 만류하는 절절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기도 하다.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 문화재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밖에도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이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해당 공예품은 대한제국 황실의 후원으로 조선 고유의 미술품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성미술품제작소(1908~1913)에서 만든 것으로, 근대 공예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조선 왕실의 전통 문양과 대한제국의 상징인 이화문이 새겨져 있다. 주물과 압축 기법 등을 통해 전통공예가 근대적인 방식으로 전화되는 시대적인 특징을 담고 있다.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 문화재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 역시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이는 6·25전쟁 당시 제주도에 설립한 육군 제1훈련소(강병대)의 정문 기둥으로, 6·25전쟁 관련 유산으로 역사적인 상징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훈련소가 위치한 북쪽과 교회, 병원 등 부대시설이 위치한 남쪽의 경계가 돼 훈련소의 내외부를 구분해주는 장소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건축 재료로 제주 현무암과 조개껍질 등이 사용돼 지역적 특성도 잘 반영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등록 예고 기간을 거쳐 기존에 등록된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와 함께 연계해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상의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의견 수렴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