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내각 외무대신 무쓰 무네미쓰가 쓴 외교 비록
건건록 표지 / 사진=출판사 논형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청일전쟁 당시 일본 제국 이토 히로부미 내각의 외무대신이었던 무쓰 무네미쓰가 쓴 외교사안을 서술한 책 '건건록'이 출간됐다. 동학농민운동 발발부터 러시아·독일·프랑스의 3국간섭, 청일강화조약 등 다양한 사안을 다룬다. 무쓰 무네미쓰는 일본과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삭제해 저술했는데, 새로 나온 번역판은 청일전쟁 연구 권위자 나카쓰라 아키라의 해설 및 교주를 추가했다. 이로써 독자들은 일본이 청일전쟁을 일으킨 최종 목적, 그리고 그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
건건록의 저자 무쓰 무네미쓰는 일본 역사와 메이지시대 정치외교사에 밝지 않은 한국인에게는 낯선 인물이지만, 일본 외교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1894년부터 1895년까지 벌어진 청일전쟁 당시 외무대신으로서 청일전쟁 발발과 경과, 이후 벌어진 삼국간섭 등의 수습 과정을 경험한 것을 직접 기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쓰 무네미쓰는 근대 일본을 제국주의 국가로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 정치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른바 '무쓰 외교'는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국의 주권과 인권 침해를 서슴지 않는 반국제적·반평화적·반인도적·반민족적 인식의 현실화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일본 사회는 무쓰 무네미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건건록은 1896년 처음 간행됐다. 일본 외무성이 직접 인쇄했다. 외교 기밀이 포함됐기 때문에 비밀문서로 취급됐으나, 1929년 1월 이와나미 출판사가 '백작 무쓰 무네미쓰 유고'를 전문과 함께 출판하면서 비로소 대중이 접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는 두 차례 번역됐으나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번역에서는 선행 서적에서 발생한 오역과 오류, 오식이라 여겨지는 부분을 바로잡고 청일전쟁 연구 최고 권위자의 상세한 해설과 교주를 추가했다. 제대로 된 한국어판이라 할 수 있다.
나카쓰라 아키라는 '건건록' 출판과정 및 초고와 간행본 사이의 차이를 세밀하게 비교해 전쟁의 본질을 냉철하게 꿰뚫어 본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건록/ 무쓰 무네미쓰 저, 이용수 역/ 논형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