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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시시비비]광물가격 상승,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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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국이 8월9일 자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반도체, 풍력터빈, 레이저, 전투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중국은 이런 희토류를 전 세계 공급량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고, 올 상반기만 해도 희토류 수출량이 약 5만1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문제는 전체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한국과 미국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략광물의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덩달아 광물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흑연 등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8월30일 기준 니켈은 t당 1만9505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5715달러(42%) 올랐다. 코발트 가격은 5만2330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2만910달러(66.55%) 상승했다. 또 리튬은 1㎏당 96위안으로 전년 평균 대비 58.70위안 올라 157%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희소금속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를 포함해 4대 핵심 품목 공급망 강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고, 특히 희토류는 국방부가 직접 관리하는 최고의 전략 자원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은 희토류뿐만 아니라 주요 광물을 수출 제한으로 규정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희토류 등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희소금속 19종의 비축을 확대키로 하는 ‘희소금속 산업 발전 대책 2.0’을 지난달 발표했다. 우선 2025년까지 희소금속 100대 핵심 사업을 발굴해 육성키로 한 것이다.

희소금속은 소량만으로도 소재의 품질과 특성을 크게 좌우하고 첨단·신에너지 산업에 꼭 필요하다. 여기서 정부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희소금속 산업은 뿌리산업의 핵심인 소재·부품·장비산업과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소부장 산업을 지원해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로 하고 얼마전 ‘소부장 성과 보고 대회’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 2년간 9241억원의 예산을 투입, 327억원의 매출과 726억원의 투자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기업 매출로 이어진 액수가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부장 산업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료 확보를 통한 ‘국산화’다. 국산 소재와 부품으로 중간재를 만드는 것과 이를 글로벌시장에 판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현재 소부장 기업들은 원료 확보가 가장 필요하다. 그것만이 제품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다. 제조업 밸류 체인은 원료 공급부터 시작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희소금속 산업 발전 대책을 보면 ‘확보-비축-순환’ 3중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산업계가 안심할 수 있도록 강력한 희소금속 생태계와 국내·외 수급 안전망을 구축해 소부장 공급망의 완성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기존 원자재, 중간재 수입 물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이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은 중국의 조달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핵심 광물 수요는 2040년까지 2020년 대비 4배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희소금속은 특성상 수급 불안 요소가 늘 상존하고 있다. 안정적 확보가 향후 신산업 경쟁력과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임을 알아야 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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