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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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 전 세계 판매 1위였던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에 그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애플은 상반기 OLED 패널 구매량이 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팩터(형태)를 가진 ‘폴더블 OLED’로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올해 애플의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을 1억7600만대로 예측하면서 점유율 28%로 시장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1억4500만대, 점유율 23%로 순위가 한 단계 내려앉은 2위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샤오미가 8200만대로 3위(점유율 13%)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DSCC는 “올해 OLED 스마트폰은 총 6억3000만대가 팔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 맥스. /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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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애플의 OLED 스마트폰 출하량 1위 등극은 여러모로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 스마트폰 전체 시장에서 OLED를 채택하는 비율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X(텐)을 앞세워 OLED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까지는 이 시장 터줏대감인 삼성전자에 뒤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고, 출하량과 점유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는 삼성전자가 OLED 스마트폰을 1억5000만대 판매했고, 애플은 9000만대에 그쳤다. 애플은 연간 2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OLED 비중을 절반 정도로, 삼성전자는 3억대 내외를 팔면서 매년 OLED 비중을 60% 이상 가져가고 있었기에 올해 애플의 OLED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1억대 수준, 삼성전자는 1억대 중반 이상이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평년보다 빨리 갤럭시 신형(S21)을 출시해가며 시장 수성을 노렸지만, 의외로 인기가 저조해 예상보다 덜 팔렸고,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베트남 공장의 생산 차질, 칩 수급 문제가 겹치며 출하량에서 손해를 봤다.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과 비교해 크게 준 2억5000만대 수준에 그칠 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2의 인기가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등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OLED 스마트폰 출하량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애플이 디스플레이 협력사에서 구매한 OLED 패널이 6000만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보다 1000만대가량 덜 구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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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OLED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폴더블 OLED’에 사활을 건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이 그 주인공이다. 두 폴더블 스마트폰은 국내에서만 사전계약 92만대, 첫날 개통 27만대라는 신기록을 썼고, 미국의 경우 지난 2세대 폴더블폰의 두 배가 넘는 계약이 몰렸다. 중국에서도 사전계약에 100만명이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나 영국, 프랑스에서도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까지 출시 국가를 전 세계 13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75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2023년에는 그 숫자가 2000만대를 넘길 것으로도 예측했다. DSCC의 경우 삼성전자가 앞으로 4개월간 월 100만대 이상의 폴더블폰을 만들어, 연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1% 뛸 것으로 예측했다.
폴더블 OLED를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준비 작업에서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폴더블 OLED 생산라인의 증설 가능성을 협력사 등에 타진했고, 올해 말 장비를 들이기 시작해 내년 초부터는 생산량을 월 2500만대(폴드 1000만대, 플립 1500만대)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증설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갤럭시S21의 일부 성능을 낮춘 하위 버전 갤럭시S21을 오는 8일 선보이고, 하순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역시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스마트폰으로 애초 출시를 취소했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예정대로 출시하면서 갤럭시S21의 부진을 만회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가 초기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출시 예정인 갤럭시S21 FE 판매량까지 더하면 기존 하반기 전략 플래그십 모델인 노트 시리즈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3.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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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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