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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유엔, 언론중재법에 “완전히 불균형적, 심각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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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서한 전달 이틀 만에 신속 공개

"법안 채택 땐 표현의 자유 제한 심각"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추가 변경 없이 법안이 채택될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이 갖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OHCHR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정부에 보낸 특별절차 서한을 공개해 “(언론중재법은) 언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법안이지만 이대로라면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는 전날 "유엔 특별절차 서한을 접수했다"면서도 그 구체적 내용 등은 일체 공개하지 않았는데, OHCHR은 서한 전달 이틀만에 신속하게 전문을 공개했다.



“완전히 불균형적, 심각한 우려”



OHCHR은 특히 언론중재법 개정안에서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30조2항을 거론하며 “매우 모호한 조항이 광범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완전히 불균형적이다(utterly disproportionate)이고 심각하게 우려된다(seriously concerned)”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앙일보

언론 현업 5단체, 언론중재법 관련 공동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현업 5단체 주최로 열린 '언론중재법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독립 기구 제안' 기자회견에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9.1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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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2항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으로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 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 ▶기사의 본질적 내용과 다른 제목·사진 등을 조합해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등을 언론사의 고의·중과실로 추정한다는 내용이다. 조작보도·보복적 등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표현이 대거 사용됐는데, OHCHR이 ‘매우 모호한 조항’이라고 규정한 것 역시 이같은 이유에서다.

OHCHR은 국제인권법을 앞세워 허위사실을 금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표현의 자유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OHCHR은 “근거 없는 의견이라 할지라도 이를 표현할 자유가 있고, 패러디와 풍자가 가능한 것 역시 이같은 이유”라며 “허위사실을 금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언론중재법 개정안 조항의 모호성과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언급하며 “이같은 맥락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정부에 지나친 재량권을 부여해 자의적으로 판단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표현의 자유, 대선 기간 특히 중요”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OHCHR은 “정부에 대한 비판과 정치인 등 공적인 인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정보 접근권은 특히 다가오는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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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처리 주요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언론사의 고의·중과실로 추정되는 4개 요건에 대한 소송이 발생할 경우, 고의가 아니라는 점을 언론이 입증하도록 한 것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OHCHR은 “(해당 조항은) 유죄 추정을 반박하기 위해 기자들이 보도의 출처를 누설할 가능성을 유발하고, 그것은 중대한 문제가 된다”며 “언론의 자유에 대해 위험이 될 수 있고 개개인이 잘못된 정보를 게시하는 유머 혹은 패러디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4일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 등에게 언론중재법의 문제를 알리는 서한을 보낸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소속 신희석 박사는 OHCHR 서한과 관련 "한국 국회와 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정보의 자유, 언론 자유 제한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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