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숨진 황예진(25)씨(왼쪽)와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화면. [SBS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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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남자친구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끝내 숨진 20대 여성의 유족이 방송을 통해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피해자인 25세 황예진씨는 지난달 25일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서 있지도 못할 만큼 심한 구타를 당한 황씨는 지난 17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26일 황씨의 어머니는 숨진 외동딸의 얼굴과 실명을 SBS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어머니 A씨는황씨가 폭행당할 당시 폐쇄회로(CC)TV와 황씨의 사진, 이름 등을 공개하며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황씨 유족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가해자인 남자친구 B씨가 황씨를 벽에 강하게 밀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후 B씨는 정신을 완전히 잃은 황씨를 엘리베이터로 옮기는데 이때 황씨의 옷에는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다.
B씨는 폭행 뒤 119에 직접 신고를 하고 '(황씨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옮기던 중 머리를 찍었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23일 피해자의 친구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황씨의 친구는 "꿈 많던 26세 제 친구는 2021년 8월 17일 하늘의 별이 됐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폭행 가해자인 황씨 남자친구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황씨의 유족도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엄벌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유족은 "우리 가족은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서 버티고 있는데 가해자는 불구속 수사로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무 일 없는 듯 생활하고 있다"라며 "병원은커녕 장례식에 와보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씨의 유족에 따르면 가해자 B씨는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가진 30대 남성이다. 유족은 "가해자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데, 자신의 힘이 연약한 여자를 해칠 수 있다는 걸 몰랐을까"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마포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B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27일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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