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에 지급된 175만장 고스란히 쓰레기로…재활용 방안 찾아야
"마그네틱 선별하면 재탄생 가능" VS "행정기관에서 수거 쉽지 않아"
전북도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버리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전북 전주에 사는 A(36)씨는 며칠 전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전북도에서 한 달 전 1인당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이 담긴 선불카드를 받을 때는 좋았지만, 다 쓰고 나니 플라스틱 카드 재질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잘게 잘라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렸다"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는데, 플라스틱 카드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금액이 소진된 긴급재난지원금 카드가 고스란히 '쓰레기'가 되면서 재활용에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선불카드는 175만7천여 장이 배부됐다. 지급률은 97.6%다.
IC칩이 내장되지 않고 마그네틱 결제방식으로 이뤄진 선불카드는 일반적으로 카드에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로 제작됐다.
전북도는 재난지원금 사용 기간이 한 달여로 짧은 만큼 제작이 간편한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했다. 지류 형태인 지역사랑상품권은 한국조폐공사와 협업해야 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북도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
하지만 PVC는 플라스틱 중에서도 '가장 나쁜 플라스틱'으로 꼽힌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독성물질을 내뿜기 때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PVC는 소각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마그네틱을 선별하고 나면 얼마든지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를 재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카드는 부피가 작아서 다른 플라스틱과 섞이면 선별이 힘들기 때문에 카드를 모으는 게 관건"이라며 "은행 등 한 곳에서 카드를 모은 뒤 재활용업체가 수거해가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도는 플라스틱 환경 오염 문제에 공감한다면서도 재활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정기관에서 카드를 수거하는 게 쉽지 않고, 마그네틱 선별 공정 역시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카드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라고 안내하고는 있는데 처리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war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