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 절벽·깊은 계곡… 천혜 비경
조선시대 문인들 글·그림 남겨
12폭포 중 7개 폭포 한정 지정
포항 내연산 폭포 전경.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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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을 비롯해 많은 조선시대 문인들이 그림과 글을 남긴 포항 내연산 폭포가 명승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포항 송라면에 있는 자연유산인 포항 내연산 폭포를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명승이 되는 구역은 이른바 ‘내연산 12폭포’로 알려진 폭포 전체가 아니라 상생폭포,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 등 7개 폭포와 주변 지역에 한정됐다.
내연산은 풍화에 강한 화산암으로 이뤄진 산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깊은 계곡이 많다. 직선거리로 10㎞가 넘는 내연산 계곡에는 굴참나무·물푸레나무·작살나무·병꽃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바위 사이에서는 부처손·바위솔·바위채송화 등이 자란다. 청하골 혹은 내연골이라고도 하는 계곡에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폭포와 물웅덩이인 용소(龍沼)가 산재한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 여름에도 청량한 기분을 선사한다.
폭포는 계곡 입구에 있는 사찰인 보경사를 지나면 나타난다.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여러 폭포가 이어지는데, 그중 연산폭포가 가장 크다. 연산폭포는 여름철에 우렁찬 물소리를 내고, 겨울철에는 얼음기둥을 빚는다. 옛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는 내연산 폭포가 ‘내연산과 삼용추(三龍湫)’로 기록됐다. 용추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깊은 웅덩이를 뜻한다.
겸재 정선 고서화 내연산삼용추도.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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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청하현감을 지낸 정선은 내연산 폭포와 삼용추 그림을 그렸고, 조선 중기 문인인 황여일과 서사원은 각각 ‘유람록’과 ‘동유일록’에 내연산 폭포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동유일록에는 “만 길 하얀 절벽이 좌우에 옹위하며 서 있고 천 척 높이 폭포수가 날아 곧장 떨어져 내렸다. 아래에는 신령스러운 못이 있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연못가의 기이한 바위는 저절로 평평하게 돼 수십 명은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다리로 올라보니 선계에 앉은 듯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는 대목이 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포항 내연산 폭포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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