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가 의심한 사안들은 대체로 전형적인 것들이다. 국힘에선 명의신탁 의혹(1건), 편법 증여 등 세금탈루 의혹(2건), 토지보상법ㆍ건축법ㆍ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4건), 농지법 위반 의혹(6건)이 파악됐다. 6월 초 전체 의원 174명 중 국힘과 같은 숫자인 12명에 대해 의혹이 적발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명의신탁 의혹 등 유사한 것들이 문제시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총 조사 대상 인원이 816명이어서 적발률이 1.47%였지만, 이번 국힘 적발률은 2.37%였다. 의혹만으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적어도 이 비율로만 보면 국힘은 민주당을 비난할 처지가 전혀 못 된다. 의혹이 제기된 열린민주당 1명은 흑석동 상가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의겸 의원이라고 한다.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이 특정됐는데, 당사자는 어떤 비밀을 얻었다는 것인지 공개해 달라고 반론하는 상황이다. 그 밖의 비교섭 정당인 정의당, 국민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의혹 사항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한다. 의원 수가 적어서 적발률이 낮을 수밖에 없겠으나 그나마 다행스럽다.
알려진 대로 권익위 조사는 4ㆍ7 재보선 전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 것이다. 당시 LH 직원들의 투기는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는 시민들의 한탄과 분노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를 무마하며 민의를 되돌리려 자진 조사 의뢰를 치고 나왔고 국힘은 늦게나마 뒤따랐다. 특히 민주당은 조사 결과 발표 다음 날, 의혹이 제기된 지역구 10명에겐 탈당 권유를, 비례대표 2명에겐 출당 조처를 각각 내려 단호함을 보이려 했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 5명은 탈당계만 내고 처리되지 않고 있고 나머지 5명은 부당한 조처라고 반발하며 버텨 흐지부지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국힘 이준석 대표는 6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기준보다 엄격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전날에도 이 뜻을 다시 확인하며 지도부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말뿐이어선 안 될 것이다. 나아가 시민들이 더 원하는 것은 좋은 부동산 정책 대안으로 집값과 주거권을 안정시키는 것임도 알아야 한다. 공급 위주의 시장 만능주의만으로는 부족하다. 강남 아파트 등 부동산 4채를 가진 사람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로 내세웠다 실패하는 정당이 정부 정책을 성토하며 유권자들에게 수권 세력으로 인정받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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